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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급감에 무너진 홍콩 경제, 올해 살아날까? [김광수의 中心잡기]



홍콩 빅토리아 항구 옆에 14일 발렌타인 데이에 한 커플이 앉아 있다. 로이터연합.






코로나19의 영향이 거의 사라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공항버스는 전날 예약을 하지 않으면 만석이라 탈 수가 없고, 공항 라운지는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사람이 북적거립니다. 가까운 일본부터 동남아시아, 남태평양 연안의 국가를 비롯해 멀리 유럽과 미주 대륙까지 곳곳으로 해외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많죠.

관광 산업이 발전한 국가들도 최근 앞다퉈 여행객 모집에 나서고 있습니다. 펜데믹 기간 침체됐던 경제 회복을 위해 자국의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데요. 홍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3년간 여행객을 거의 받지 못했던 홍콩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여행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된 만큼 홍콩은 관광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습니다.

관광객 급감에 경제 무너졌던 홍콩


홍콩을 지탱하는 4대 산업으로 △금융서비스업 △관광업 △무역 및 물류업 △전문 서비스업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 경제의 부진에 따라 다른 산업 분야들이 영향을 받았고, 코로나19때문에 관광 수요까지 부진해 홍콩 경제는 역성장을 했습니다. 홍콩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5%였습니다.

지난 2019년 이후 홍콩 경제는 세 차례나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정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 중심에는 관광 산업의 부진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9년은 범죄자를 중국으로 인도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 여파로 -1.2%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0년은 코로나19 발생 여파로 6.1%나 하락했습니다. 모두 관광객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2021년은 전년도의 기저 효과로 인해 6.4% 성장을 기록했지만, 2022년 다시 코로나19가 확산돼 홍콩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2022년 1분기 -3.9%, 2분기 -1.2%, 3분기 -4.6%, 4분기 -4.2% 등 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홍콩은 다른 산업도 중요하지만 관광업이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나라입니다.

올해 경제 성장의 키를 관광 분야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홍콩을 찾은 관광객 수는 2018년 6515만명에서 2019년 시위 영향으로 5591만명으로 줄었습니다. 2019년만 해도 홍콩 인구 750만명의 7배가 넘는 해외 관광객이 홍콩을 찾았지만 2020년부터 3년간 해외 여행객은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최장 3주간의 격리와 잦은 PCR 검사를 감수하며 여행을 올 사람이 없었겠죠.

홍콩의 해외 관광객 수는 2020년에 357만명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전년도의 6.4% 수준에 그쳤죠. 2021년에는 다시 9만1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는데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600분의 1 정도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가 점차 완화되고 홍콩이 방역 정책을 일부 완화하면서 관광객 수도 60만명대로 반등했지만, 과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존리 홍콩 행정장관이 2일 홍콩 관광을 홍보하기 위한 ‘헬로, 홍콩’ 캠페인에 대해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


홍콩 경제의 중심 축인 관광산업


홍콩통계청에 따르면 관광업은 2018년만 해도 홍콩 국내총생산(GDP)에서 4.5%의 부가가치를 창출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3.6%, 2020년에는 0.4%까지 줄었죠.



이 수치는 관광업 분야의 절대 수치만 비교한 것이고, 관광산업이 GDP에 기여한 것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그 숫자는 더욱 커집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주요국가 수치를 요약 정리한 결과, 홍콩의 관광산업은 GDP에 17.6%나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카오,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필리핀, 태국 등의 국가에 이어 10위입니다. 중국에 비해 거의 2배에 가깝고, 한국과 비교해선 6배가 넘습니다.

관광산업이 고용에 미치는 기여도 역시 홍콩은 15.4%나 차지할 정도입니다. 관광업이 힘들었던 지난 3년간 홍콩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행 가이드, 관광버스 기사 등이 대표적이겠죠. 홍콩에서 만난 한국인 대상 가이드는 그동안 한국인 가이드들이 한인 슈퍼나 식당에서 일을 하며 겨우 버텼다고 합니다.

관광객 발길이 끊기자 문을 닫은 상점도 늘어나며 여러분이 잘 아는 많은 곳이 그동안 폐업했습니다. 홍콩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던 홍콩의 명물 '점보 킹덤 수상 레스토랑'이 폐점했는데, 이 레스토랑은 심지어 동남아로 예인되다가 바다에 침몰해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관광객이 즐겨 찾던 60년 전통의 망고 디저트집 '허유산', 104년 전통의 딤섬 전문점 '린흥 티하우스', 베이징덕 맛집 '스프링디어' 등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았던 봉쥬르홍콩, 샤샤 같은 드럭스토어도 파산 절차에 돌입하거나 수십개 매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쇼핑 번화가 코즈베이웨이의 타임스퀘어에 있던 루이뷔통, 펜디 같은 명품 매장도 철수했습니다.

‘헬로 홍콩’ 프로젝트로 경제 성장 도모


코로나19로 억눌렸던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자 홍콩은 발 빠르게 전 세계 해외여행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에 나섰습니다. 지난 1월 홍콩 공항 이용객은 약 21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배나 이용객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월의 공항 이용객(648만 명) 대비 3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 중 여행객만 봤을 때는 49만8000명입니다. 지난해 12월의 16만 명 대비 3배나 급증했습니만 역시 2019년 1월에 비해서는 7.4%에 그칩니다.

'잃어버린 3년'을 되찾기 위해 홍콩 정부는 2월 2일 '헬로 홍콩', 중국어로 ‘?好, 香港’이라는 글로벌 홍보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전 세계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콩행 무료 항공권 58만장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항공권 50만 장은 전 세계 관광객에게 8만 장은 웨강아오, 영어로 그레이터 베이 지역에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웨강아오는 홍콩과 마카오와 중국 본토의 광둥성 지역을 묶어 부르는 용어입니다.

특히 50만 장 중 약 4분의 3을 아시아 지역 관광객에게 나눠줄 예정이라 한국에도 많은 혜택이 돌아갈 예정입니다. 캐세이패시픽, 홍콩익스프레스, 홍콩항공사 등 3개 항공사의 해외 사무소와 여행사를 통해 3월 1일부터 약 6개월간 항공권을 배포할 예정입니다. 1+1 혜택을 제공하거나 추첨을 통한 무료 항공권 제공 등의 방안이 유력합니다.

이 밖에도 홍콩을 찾는 관광객에게 무료 바우처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레스토랑, 바, 호텔 등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식당, 소매점, 교통수단 이용 시 혜택이 제공될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홍콩이 중국과의 국경 개방으로 인해 수출과 관광수입이 증가해 GDP가 7.6%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홍콩 내 전문가들도 홍콩이 올해 최소 2%에서 최대 5%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모두 홍콩에 관광객들이 전처럼 늘어날 경우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다행인 것은 벌써부터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홍콩 입국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조치를 완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상호주의에 입각해 홍콩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의 불편함도 사라질 전망입니다. 그만큼 한국의 관광객도 늘어날 홍콩의 올해 경제 성장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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