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증권사들이 연달아 대출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14일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춘 후 3일 만에 삼성증권(016360)이 가세하면서 타 증권사들이 이자율 하락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17일 삼성증권은 신용융자의 일부 구간에 대해 이자율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기간 구분별로 인하폭은 0.1~0.4%포인트다. 최고 이자율 구간인 90일 초과 구간에서 9.8%로 낮아진다. 종전 지점·은행 연계 개설 10.1%, 비대면 개설 10.2%에서 0.3~0.4%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변경된 이자율은 이달 23일부터 적용된다.
14일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신용융자 이자율을 내린 뒤 증권사 금리 인하 하락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중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고금리로 ‘돈잔치’를 벌인 은행권을 겨냥했다. 고금리로 시름하는 서민의 고혈로 막대한 이득을 벌여들였다는 점이다.
이 같은 비판에서 증권사 역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연초 이후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금리 등 시장금리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이를 반영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한 증권사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4%대를 웃돌던 CD 금리는 이날 기준 3.51%까지, 5.5%까지 상승했던 CP 금리는 4.13%까지 하락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여전히 9~10%대의 신용융자 이자율로 운영되고 있다.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금리 인하 여부를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며 미래에셋증권 등 다른 증권사 역시 이자율 인하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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