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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 …장중 1284원 돌파

3개월 내림세 수입물가 다시 오를 듯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 두 달 만에 달러당 1284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들썩이면서 3개월 연속 하락한 수입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와 물가·환율 등 각종 변수가 흔들리는 만큼 23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금융통화위원회의 속내도 복잡해졌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원 80전 오른 1282원 2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 21일(1285원 70전)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3원 60전 오른 1273원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 폭이 크게 확대돼 한때 연중 최고인 1284원 70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환율이 급등한 것은 강달러와 함께 위안화 약세,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 등 원화 약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1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6.4%로 시장 예상치(6.2%)를 넘어서자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환율이 출렁이면서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1월 수입물가지수는 134.95로 전월 대비 2.3% 떨어졌다. 지난해 11월(-5.5%)과 12월(-6.5%) 이후 3개월째 내림세다. 1월 평균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42달러로 전월 대비 4.1% 올랐으나 원·달러 환율이 1월 평균 1247원 25전으로 전월 대비 3.8% 하락하면서 전체 수입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환율이 지난달 31일(1227원 40전) 이후 상승 반전해 약 2주 만에 6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다시 불안 요인으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까지 밀어올릴 수 있다.

올해 하반기 통화정책 완화 여부를 놓고 연준과 시장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동안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미국의 물가 하락 속도가 줄어드는데 시장에서는 통화 완화 기대감이 높다”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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