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손익분기 지지선이라고 평가되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1000포인트선이 붕괴되면서 국내 주요 해운사들이 수익 방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고점 대비 70% 이상 운임이 하락했는데 추세대로라면 내년 적자 전환이 기정사실화 되기 때문에 각 선사들은 선제적인 원가절감과 영업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14일 HMM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넘게 줄어든 1조 25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 봐도 51%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영업익은 분기마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익은 3조 1486억 원에서 4분기 1조원 대까지 떨어졌다.
영업익 하락세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해운운임이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4분기 평균 SCFI는 1375로 이 수준에서 영업익은 1조 2000억 원대였다.
하지만 지난주 SCFI는 이미 1000선을 붕괴해 995포인트를 기록했다. 통상 해운업계에선 SCFI 100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추정한다. 실제 2019년 평균 SCFI는 833포인트로 당시 HMM은 2997억 원 규모 영업적자를 봤다.
벌크운임인 발틱운임지수(BDI)도 최근 800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벌크선사 이익도 빠르게 하락세다. 팬오션도 지난 10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4분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29% 감소한 1573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HMM과 팬오션 모두 지난해 상반기 운임 상승세가 유지되며 한해 실적은 사상최고를 수준을 보였다. 팬오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9% 오른 6조 420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익도 38% 성장한 7896억 원을 보였다. HMM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도 18조 5868억 원, 9조 9455억 원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자랑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올해 적자 전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HMM, 팬오션 등 주요 선사들은 올해 운임 하락이 계속될 것을 전망하면서 이익 방어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HMM은 우량 화주 확보와 운영효율 증대, 비용절감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 '리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지상직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냉동·특수화물과 같은 고수익 화물 비중을 최대한 높인다는 생각이다. 팬오션 관계자도 “앞으로도 철저한 시장 분석 및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선대 확보 및 운용,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 시장 대응력 강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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