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장기 사업 계획 발표를 앞두고 2차전지주들이 질주하고 있다. 2차전지 기업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유다. 일부 종목에는 주가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매수하는 ‘쇼트커버링’ 물량도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로 타격을 입었지만 회복하는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전 거래일 대비 8700원(7.13%)오른 13만 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086520)비엠은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에 주가는 30.96% 상승했다. 에코프로그룹의 지주회사 에코프로 역시 10.59% 급등했다.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066970)(4.32%)와 LG화학(051910)(1.19%)도 상승했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003670)(7.54%)과 전해질 생산 업체 천보(278280)(4.47%) 또한 올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 장기 사업 계획 및 경영 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3월 1일 ‘2023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청사진인 ‘마스터플랜3’를 공개한다. 머스크는 지난해 3월 트위터에 “테슬라의 주요 주제는 인류를 화석연료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필요한 최대 규모의 (사업) 확장과 인공지능(AI)”이라며 마스터플랜3 구상의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테슬라가 대규모 사업 확장 계획을 제시할 가능성도 나오며 2차전지 기업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테슬라의 주가도 8일(현지 시간)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개월 만에 200달러를 뚫었다. 정명지 삼성증권(016360) 투자정보팀장은 “투자자의 날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며 테슬라와 함께 2차전지주도 상승했다”며 “과거에도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집중됐던 2차전지 종목들에 쇼트커버링 물량이 유입된 것도 상승세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반등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는데 매수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6일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액 비중은 지난달 말 대비 1.27%포인트 줄어든 3.93%를 기록했다. 이 기간 주가가 18.94% 상승해 쇼트커버링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19.06%)와 엘앤에프(4.37%)의 주가는 상승했지만 공매도 잔액 비중은 각각 2.58%에서 1.18%로, 5.56%에서 5.02%로 줄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