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 시연했지만 주가는 7% 하락
구글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합 전선에 대항하기 위해 내놓은 인공지능(AI) 챗봇 '바드'의 정확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하루 만에 7% 넘게 떨어지면서 100달러선이 붕괴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8일(현지 시간) 구글은 프랑스 파리에서 이벤트를 열고 구글의 대규모 언어 모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바드의 성능을 시연했다. 또 AI를 활용한 구글 렌즈 기능을 선보여 향후 몇 달 안에 이를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지를 보내면 이를 생성형 AI기술을 활용해 3차원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전날 MS가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AI를 탑재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공개한 지 하루 만이다.
이 같은 발표 직후 알파벳 주가는 한 때 9% 넘게 떨어졌다. 이날 구글이개한 티저 영상 속 바드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제임스 웹 망원경의 발견을 9살 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 "태양계 밖 행성의 첫 번째 사진을 찍는 역할을 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NASA에 따르면 태양계 밖 행성의 첫 사진을 찍은 건 제임스 웹 망원경이 아니었다. 이 같은 오류가 공개되자 구글 측은 "이러한 오류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이유"라며 "내부적으로 실제 세계의 정보 근거를 비롯해 답변의 질과 안전성에 높은 기준을 부과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검색엔진의 어떤 위협에도 주가 일희일비
하지만 투자자들은 동요했다. 이를 두고 맨딥 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검색 엔진이 구글의 가장 큰 캐시카우인 만큼 검색 사업에 대한 어떠한 위협 요인에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상당수 분석가들은 구글이 MS가 만든 프레임에 휩쓸려 예상보다 서둘러 바드를 내놓게 된 것으로 평가했다. 베얼드 에쿼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콜린 세바스티안은 "구글이 생성형 AI를 출시함으로써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며 "점유율이 낮은 MS 빙의 경우 오픈AI와의 통합으로 돌파구를 찾는 게 현명한 조치지만 구글은 상황이 다르다"고 짚었다.
이날도 구글은 자체 검색 엔진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이미 검색엔진이 자연어 쿼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AI가 밑바탕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바드 시연을 통해 '천체 관측할 때 가장 찾기 좋은 별자리는 무엇인가' 등 질문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미 전날 MS가 이 같은 AI 챗봇을 탑재한 빙의 검색 과정을 시연했기 때문에 호응이 높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구글이 호락호락하게 시장 우위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딥워터 자산 관리의 진 먼스터 공동 창업자는 "이번 주 MS가 판을 주도했지만 구글이 AI 분야에 오랫동한 투자한 것이 궁극적으로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구글은 최소 6년 이상 AI에 강도 높은 투자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전날 MS는 오픈AI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을 탑재한 검색 엔진 ‘빙’의 새 버전과 브라우저 엣지를 공개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AI를 탑재한 빙은 사람들이 검색 서비스로부터 기대하는 것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라며 “구글이 검색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기술과 함께 새로운 레이싱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용자들이 선택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랜 구글 우위 시장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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