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한국의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지난해 4분기 이후 대규모 실적 부진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까지 매 분기마다 1조 원 이상의 적자를 볼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23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연결 기준 1조 460억 원 적자다. 해당 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12조 3766억 원)보다 32.5% 급감한 8조 352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사 예측대로 SK하이닉스가 실제로 적자 성적표를 꺼내 들면 이는 2012년 3분기 151억 원 영업손실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SK하이닉스는 2월 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12일 전 임직원에게 하반기 성과급으로 최대치인 기본급 100%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4분기 적자 폭이 3분기 영업이익(1조 6556억 원)보다는 적음을 암시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흑자일 때 생산성격려금(PI)을 지급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보다는 사정이 좀 낫지만 삼성전자의 부진도 상당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올해 1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적자는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이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 올해 내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을 초래할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284조 2207억 원, 31조 9379억 원에 그쳐 지난해보다 각각 5.8%, 29.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적자는 무려 4조 71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8.7% 적은 22조 2553억 원으로 예측했다.
업계에서는 비메모리 덕에 지난해 4분기 1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조차 올 1분기부터는 적자로 완전히 돌아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이는 2009년 1분기(670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 대신 생산 시설 정비 등을 통한 ‘기술적 감산’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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