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악화는 이미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소매판매가 최근 3개월 연속 줄었고 올 소비는 고물가·고금리에 고용 불안까지 덮쳐 2.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2% 줄었다. 3개월 연속 하락인데 이는 코로나19 대유행인 2020년 10~12월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소비 증가세를 이끌었던 서비스업 생산도 부진하다. 지난해 11월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은 전월보다 4.0%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은 5.0% 하락해 3개월 연속 후퇴했다. 사람들이 지갑을 닫고 외부 활동도 줄이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전망은 더 좋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민간 소비 증가율이 지난해 4.6%(전년 대비)에서 올해 2.5%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IB) 노무라는 올해 한국의 민간 소비가 0.2%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민간 소비 역성장 전망은 각종 악재가 산적한 탓이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물가 상승률이 5% 안팎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소비 활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불안은 소비심리 악화를 한층 얼어붙게 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앞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지난해(81만 명)보다 줄어든 10만 명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경기 둔화가 본격화하며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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