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명품 업계에선 ‘고객(Customer)’이란 표현 대신 ‘커뮤니티(Community)’란 용어를 선호합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메타Z 라운지에서 열린 쥬얼리 브랜드 L’Dezen의 NFT 행사에 방문했다. 갤러리엑스와 The 75007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L’Dezen 쥬얼리와 영상 콘텐츠가 전시돼 있었다. L’Dezen은 NFT를 보유한 고객에게 할인된 가격에 실물 쥬얼리를 살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다. 다양한 유틸리티도 NFT에 추가할 예정이다. 고가의 쥬얼리 브랜드가 NFT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에릭 고 갤러리엑스 공동 설립자는 “NFT는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새로운 수단”이라고 밝혔다. 갤러리엑스는 웹3.0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으로, 이번 L’Dezen 쥬얼리의 영상 콘텐츠 제작을 담당했다.
창업 이전에 오랜 기간 명품 업계에 종사한 이력이 있는 그는 명품 브랜드는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이런 관점에서 ‘고객’이란 표현은 상품을 일회성으로 소비하는 사람에 가깝다면 ‘커뮤니티’는 지속적으로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란 설명이다. 아이돌 가수 입장에선 그들의 곡과 굿즈를 구매해주는 팬을 ‘고객’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고객이라기보다는 팬을 대하는 관점에서 아이돌 가수가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기획하듯 명품 브랜드도 비슷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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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NFT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브랜드와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선 NFT를 활용해 커뮤니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NFT라는 팬덤(Fandom)을 관리하는 새로운 창구가 열린 셈이다.
실제 많은 명품 브랜드가 NFT 시장에 진출했다. 루이비통, 디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베르나르 아르노 LVMH그룹 회장은 연례 주주총회에서 “LVMH그룹은 여전히 실물 제품 위주의 판매를 선호하고 있지만 앞으로 자사 사업이 메타버스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메타버스 사업 등에 대해) 주의 깊게 보고 있지만 서두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술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명품 브랜드서 메타버스를 언급했다는 점만으로도 당시 업계의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4월 루이비통은 자체 개발한 게임에 NFT 보상 기능을 추가했다. 게임 사용자는 루이비통 마스코트인 ‘비비엔(Vivienne)’ 모습이 담긴 NFT를 수집하게 되고, 이 NFT 10종을 다 모으면 공식 NFT 추첨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구찌도 지난해 미국 NFT 스타트업 슈퍼플라스틱(Superplastic)과 협업해 ‘슈퍼구찌(SupperGucci)’란 이름의 NFT 콜렉션을 출시했다. NFT 메타버스 전용 디스코드 채널도 개설했다. 앞서 지난 2021년 돌체앤가바나도 블록체인 기업과 손잡고 NFT 독점 컬렉션을 출시했다. 명품 전용 NFT 마켓플레이스 유엔엑스디(UNXD)와 합작해 첫번째 NFT 컬렉션 ‘디지제네시(DGGenesi)’를 선보였다.
명품 브랜드까지 NFT를 본격 활용하면서 NFT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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