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술대회인 디자인콘(DesignCon)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KAIST-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장) 연구실이 휩쓸어 눈길을 끈다. 더욱이 이 논문은 박사과정 학생들이 미국·중국·일본 등 글로벌 빅테크 소속 연구원들과 겨뤄 따낸 것이라 주목된다.
KAIST(총장 이광형)는 16일 김 교수의 테라 랩 소속 김성국(31)·최성욱(27)·신태인(26)·김혜연(26) 박사과정 학생 4명이 디자인콘이 선정한 2022년 최우수 논문상 수상자(총 8명)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31일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들이 받는 최우수 논문상은 디자인콘 측이 세계 각 대학의 학생뿐 아니라 인텔·마이크론·램버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TI)·AMD·화웨이·IBM·앤시스(ANSY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연구원과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제품화가 가능한 실용적인 기술에 관한 것을 논문을 심사해 선정한 것이다. KAIST의 4명 수상자 중 2명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반도체 설계, 나머지 2명은 AI 컴퓨팅을 위한 반도체 구조 설계에 관한 논문을 썼다.
이 중 김성국 학생은 고성능 AI 가속기를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 기반 프로세싱-인-메모리(PIM)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최성욱 학생은 강화학습 방법론을 활용해 HBM 메모리를 위한 하이브리드 이퀄라이저를 설계했다. 신태인 학생은 차세대 뉴로모픽 컴퓨팅 시스템의 신호 무결성 모델링과 설계 및 분석 방법론을 제안했다.
특히 김혜연 학생은 반도체 설계 문제 중 디커플링 캐패시터 배치 문제를 조합 최적화 문제로 정의하고 오프라인 학습 방법인 모방 학습을 통해 자동 최적화했다. 또한 반도체 설계 문제에 지식 증류·데이터 증강·대칭성 학습 등 다양한 AI 기법을 적용해 산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KAIST 테라 랩은 전년도에도 김민수 박사과정 학생이 디자인콘이 주관하는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2년 간 수상자를 5명 배출했다. 이 랩은 AI 머신러닝(ML) 기술과 3D 이종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결합해 슈퍼 컴퓨터·초대형 데이터센터의 고성능 서버 등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비롯해 차세대 AI 반도체를 연구한다.
이 랩을 이끄는 김정호 교수는 “반도체 설계는 고성능·저전력을 목적으로 미세한 3차원 패키지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수많은 부품을 최적화해 배치해야 한다"며 "검증을 위해서도 복잡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해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테라 랩은 세계 산·학·연 중 유일하게 반도체 설계 자동화 기술인 5I(CI, PI, TI, EMI, AI) 융합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며 “디지털 대전환(DX) 시대를 맞아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맞춤형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