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난해 12월30일 위탁생산 계약 기한 공개 예정일을 연기하는 공시를 대거 쏟아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보면 글로벌 빅파마들은 사업 전략상 어떤 의약품을 어느 시점에 생산하는 것조차 일급 보안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로 수주한 물량들에 대한 계약 공개가 미뤄지면서 무더기 연기 공시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마지막 공시일인 12월 30일 총 14건의 계약 기간 관련 정보를 공시했다. 이 중 13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CMO) 계약에 대한 계약 상대와 기간의 공개 기한을 2022년 12월 31일에서 2년 또는 3년 뒤로 미루는 내용이다. 또 계약 상대가 어느 기업인지에 대해서도 공개가 연기된 건도 있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특정 기업의 의약품 상업화 일정·생산 규모·가격 등이 모두 중요한 사업 전략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도 "고객사가 경영상 비밀유지를 위해 요청해 계약 내용 공개를 미루는 공시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연말에 계약 공개 연기가 집중된 이유에 대해서는 "통상 수주 후 2~5년 후 계약이 공개되는데 우연히 계약이 많았던 시기가 겹쳤다"고 전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신규 또는 추가 수주 계약액은 2019년 2억 6500만 달러에서 2020년 16억 5500만 달러, 2021년 10억 2400만 달러, 2022년에는 13억 7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공시를 통해 계약 공개 기한을 연장한 계약 13개 중 7개는 2019년에 신규 수주 또는 계약 규모를 늘린 위탁생산(CMO) 물량이다. 추가 수주 계약이 이어지면서 수주 잔액 역시 2019년 40억 달러, 2020년 51억 달러, 2021년 75억 달러에 이어 2022년 3분기까지 85억 달러가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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