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에 전기요금이 ㎾h당 13원 10전 인상된다. 요금 인상 폭은 1년치의 4분의 1 정도로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은 4000원(매월 307㎾h 고압전력 사용 기준) 오르게 된다. 인상률은 9.5%다.
인상 폭만 보면 2차 오일쇼크 시기였던 1981년 이후 최대지만 한국전력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하면 고물가 우려에 인상 폭을 조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한전의 ‘빚 돌려막기’ 경영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원 10전 인상한다고 30일 밝혔다. 내년도 1분기 가스요금은 동절기 난방 수요를 이유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전기요금을 이번에 ㎾h당 13원 10전 인상하고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유가 등 에너지 가격과 물가 등을 종합 고려해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은 이달 4만 3990원에서 4만 8010원으로 4020원 오른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의 추가 수입은 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대보다 전기요금 인상 폭이 작아 한전의 재무구조는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애초 내년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h당 51원 60전으로 추정했다.
한전이 올해만 30조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는 점과 내년에도 추가 회사채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회사채 시장의 자금 경색이 재연될 여지도 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수준의 요금에서는 전기를 많이 쓸수록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어 요금을 한시바삐 정상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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