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미·아프리카 국가와 ‘식량 스와프’ 체결을 추진한다. 한국이 이들 국가에 농업기술 전수 등 공적개발원조(ODA)를 제공하면 유사시 밀과 콩 등을 우선 공급받는 것이 골자다.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불안정, 전쟁과 자국 이기주의에 따른 수출 통제 등이 수시로 벌어지지 정부가 안정적인 식량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 방안’을 발표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의 식량 수출 금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으로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위한 글로벌 협력 체계를 만들 필요성이 커졌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스와프 체결 상대국으로는 아르헨티나·에티오피아·케냐 등이 거론된다.
한국은 2013년 일본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및 한중일 비상쌀비축협정(AFTERR·애프터)’에 가입한 바 있다. 각 회원국이 매년 일정 물량의 쌀을 비축하고 유사시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이지만 교환 품목이 쌀로 제한돼 한계가 있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밀(2020년 기준 자급률 0.5%)과 콩(7.5%)을 대상으로 한 스와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식량안보 위험이 더 커지기 전에 전략적인 ODA로 위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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