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대 그룹 인사 시작을 알린 LG그룹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유임을 결정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24일 예정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등 나머지 계열사의 임원에서도 비슷한 기조가 유지될지 관심이 쏠린다.
LG화학(051910)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사장 1명, 부사장 1명, 전무 6명, 수석연구위원 1명을 승진시키고 12명의 상무를 신규로 선임하는 등 총 21명에 대한 임원 인사안을 의결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를 맡은 차동석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은 “이번 인사는 미래 준비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성장 동력 추진을 가속화하고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단행했다”며 “철저한 사업 성과 기반의 승진 인사, 신성장 동력 육성을 위한 조직 역량 제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조직 고도화,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한 마케팅 역량 강화 등이 인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최상위 과학 기업 도약을 위해 사업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은 업계의 예상대로 자리를 지켰다. 신 부회장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봉석 ㈜LG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이끄는 4인 부회장 체제의 한 축이다. 신 부회장이 이끄는 LG화학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지난 3분기에도 9012억 원(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양극재를 중심으로 한 첨단 소재 부문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나 늘었다.
차 사장은 재경 전문가로 꼽힌다. 2019년 9월 CFO로 부임해 사업 인수·합병·분할을 적극 지원하고 재무 건전성을 개선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양극재사업부장을 맡았던 이향목 전무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같은날 LG디스플레이(034220)도 정호영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경영 위기 상황에서 2008년부터 6년 동안 CFO로 재직한 정 사장을 다시 한 번 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식 발표는 LG에너지솔루션·LG전자 등 다른 계열사들의 이사회가 열리는 24일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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