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에르메스, 구찌 등 고가 패션 브랜드의 매출이 고속 성장하며 변함없는 '명품 열기'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명품기업인 에르메스가 역대 최대 인상폭인 10% 수준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릭 뒤 알구에 에르메스 재무 담당 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비용 증가와 환율 변동을 이유로 내년 제품 가격을 5~10%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르메스는 올해 이미 4% 정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에르메스는 전통적으로 연초에 가격을 인상하며, 인상 폭도 통상 1.5∼2% 수준에 그쳐왔다.
앞서 에르메스는 가격 인상을 발표하기 직전 3분기 매출 성장률을 공개했다. 에르메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31억4000만 유로(한화 약 4조4000억원)을 기록, 식지 않는 구매 열기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구찌의 모회사인 케링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어 작년 동기보다 14% 증가한 51억4000만 유로(약 7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또한 3분기 매출이 197억6000만유로(약 27조8000억원)로 19% 늘어 시장 컨센서스인 13% 증가를 넘어섰다.
이같은 고가 패션 브랜드의 매출 증가는 미국 관광객들이 달러화 초강세에 힘입어 프랑스 파리 등지에서 이들 제품을 폭발적으로 쇼핑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美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특히 올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주요 소매 유통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이런 명품 시장은 부유층들의 구매가 이어지면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세계 최대 명품 수요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의 탄탄한 소비력도 한 몫했다.
에르메스는 "7~8월 중국 일부 지역의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판매는 늘었다"고 밝혔다.
장 자크 귀오니 LVMH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명품 판매는 자신들만의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므로 경제 상황이나 경기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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