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3분기 실적 하향 전망으로 11년 만에 최대 낙폭으로 추락했다. 다만 월가는 포드의 실적이 3분기 반짝 쇼크에 그칠 것이며 연간 이익 전망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에서 포드는 전 거래일 대비 12.35% 급락한 13.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1년 1월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다. 포드 급락의 충격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스텔란티스 등 경쟁 업체들의 주가도 각각 5.63%, 3.53% 내리는 등 하락 마감했다.
전날 포드는 올해 3분기 예상보다 높은 비용과 부품 부족 등으로 약 10억 달러(1조 4000억 여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부품 부족 등으로 인해 3분기 말 당초 전망보다 많은 4만~4만 5000대의 차량이 고객에게 인도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는 3분기 세전 조정이익을 14억~17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29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진이 포드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측은 “포드의 경고는 1년 이상 자동차 산업을 고통받게 한 공급망 혼란이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른 회사들도 차량용 반도체 등 중요한 부품 부족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월가는 포드의 3분기 실적 전망치 하향에도 투자의견과 15~16달러 수준의 목표 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포드가 3분기 미인도 차량 대다수를 4분기 딜러에게 인도할 것이라고 밝히며 올해 연간 이익 추정치를 115억~125억 달러로 고수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의 분석가인 이타이 마카엘리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유지한다는 것은 자동차 제조업의 수요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3분기 4만 대 이상의 차량을 인도하지 못했음에도 영업이익 축소 폭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RBC의 분석가 조셉 스파크는 “비용과 차량 미인도에 따른 이익 감소분을 포함해 16억 달러가 상실됐는데 영업이익 감소 폭은 약 14억 달러”라며 “포드가 정상적으로 차량을 인도했다면 3분기 이익 전망치를 2억 달러가량 웃돌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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