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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스펠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 ↓…인플레 억제에 힘써야"

오바마 행정부 경제자문 지낸 옵스펠드 교수

"원화 실질 가치, 오히려 높은 상황" 평가

"한국 경제, 금리 인상 등 정책 버틸 수 있어"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 교수가 21일 서울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국제 경제학계의 거두인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 교수가 “지금 당장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또 “한국 경제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펴기도 좋은 조건”이라며 “당분간은 물가 잡기에 정책의 방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21일 옵스펠드 교수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2014년~2015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 2015년~2018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했으며, ‘국제경제학’ 등 대표적인 거시경제학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하다.

옵스펠드 교수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옵스펠드 교수는 “통화스와프는 낮은 비용으로 세계 금융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연준은 더 많은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당장 연준이 한국만을 통화스와프 체결 국가에 추가시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란 두 나라가 특정 기간 동안 일정 규모 내에서 서로의 통화를 미리 정한 환율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최근 외환시장을 둘러싼 불안정성이 커지자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옵스펠드 교수는 “(원·달러 환율 급등은) 원화 자체가 약세를 띠는 것이 아니라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강(强)달러에서 비롯된 현상”이라며 “실질환율(물가·교역 비중 등을 고려한 각국 통화의 실질적인 가치)을 보면 원화 가치는 오히려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 시장 상황이 한미 통화스와프를 당장 체결해야 할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그는 지금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정책적 노력을 쏟을 때라고 강조했다. 옵스펠드 교수는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나중에 더 높은 실업률과 더 많은 생산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며 “정책 초점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보다) 인플레이션 억제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실업률이 낮은 상태고 경제 성장 전망치도 나쁘지 않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펴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옵스펠드 교수는 전 세계가 지나치게 경쟁적인 금리 인상은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각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오히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리 인상으로 한 국가의 통화 가치가 절상되면 상품가격이 오르고, 이는 그 국가의 교역 상대국의 물가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무역·금융의 세계화로 강달러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1980년대보다 크다”며 “충분한 정책 논의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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