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칼 끝이 태양광 발전을 향하고 있습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문재인 정부 5년간 12조원을 투입한 신재생에너지 지원사업(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차 표본조사를 한 결과 이 업체를 포함해 2267건, 2616억원의 불법·부당 운용 사례가 적발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대통령이 ‘사법 처리’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조실의 이번 표본조사는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2개 지자체, 2조1000억원을 대상으로 했는데 이 중 12%(금액 기준)에서 문제가 포착됐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 관련 허위 세금계산서를 내고 대출을 받거나, 농지에 불법으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돈을 빌리는 등 위법·부당 사례가 다수 발견됐습니다.
부당 지원 사례를 주요 유형별로 보면 위법·부적정 대출이 총 1406건, 1847억원 적발됐습니다. 국조실이 4개 지자체의 금융지원사업 395개(642억원 규모)를 표본 조사한 결과 이 중 25%에 달하는 99개 사업에서 총 201억원 상당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141억원의 부당 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농지에 불법으로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고 대출을 받은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현행법상 농지에는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없지만 버섯 재배시설이나 곤충사육 시설과 함께 설치하면 농지 용도를 바꾸지 않고도 태양광 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농지에 가짜 버섯 재배시설이나 곤충 사육시설을 지은 뒤, 그 위에 태양광 시설을 만들고 대출금을 받은 사례가 4개 지자체에서 총 20곳(34억원) 적발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민 혈세가 이권 카르텔의 비리에 사용됐다는 것이 참 개탄스럽다”며 “법에 위반되는 부분들은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을 통해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태양광 등 전임 정부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위법·부당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예방추진단의 지난 13일 발표와 관련해 ‘대통령은 어떤 조치까지 필요하다고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물음에 따른 답변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국무조정실 조사 결과를 사전 보고받은 자리에서 “국민 세금을 멋대로 쓰는 자들을 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태양광은 탈원전을 추진한 전임 정부 에너지정책의 핵심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사법 처리’ 등 발언에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정책을 미리 불법으로 규정한 것부터가 문제”라며 “또 다시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불법으로 못 박아서 사정의 칼날을 휘두르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태양광 정책의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는 긴장감이 맴돕니다. 이미 탈원전 정책으로 실무자 여럿이 기소됐습니다. 대통령의 ‘사법처리’ 언급에 산업부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닌가란 우려가 큽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비리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육성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태양광 발전에 불리한 조건을 다수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20년 기준 총 에너지의 93%를 수입하는 에너지 빈국인만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 상황에서 석유·천연가스와 달리 우리가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을 살려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 고도화에 성공해 해외에 수출도 하는 원전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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