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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신재생·우주·방산 삼각편대 진두지휘…사업재편·인재 발탁 ‘뉴 한화’ 띄운다

◆‘한화 3세’ 김동관, 부회장 승진…9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

우주·방산 경쟁력 강화 평가 속

해외사업 확장 성과도 인정받아

누리호 이전·호주 장갑차 선정 등

내달부터 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양기원 대표 등 ‘70년대생’ 약진

그룹 전면적인 세대교체도 예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인 우주항공·방산 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한화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이날 부회장으로 승진한 동시에 기존 한화솔루션 전략 부문 대표이사에 더해 ㈜한화 전략 부문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이사도 함께 맡게 됐다.

한화그룹 미래 사업에 대해 아버지의 경영 구상을 보좌하고 실현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핵심 계열사 3곳의 대표를 맡아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재계는 김승연 회장의 3남 가운데 장남인 김 부회장이 에너지·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삼남 김동선 상무가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해왔는데 이번 인사로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인 김 부사장과 김 상무가 각각 1.67%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에너지 지분 50%도 갖고 있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에 입사한 뒤 고속 승진을 거듭해왔다.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을 거쳐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로 영입된 뒤 같은 해 12월 곧바로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에 올랐다. 사장이 된 지 2년 만에 다시 부회장직에 오른 것이다.



김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인 그린에너지·우주항공·방산의 총괄 책임자가 된 것은 한화그룹의 ‘김동관 체제’를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이 전략 부문 대표로 오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다음 달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 우선협상 대상 선정을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스페이스X에 기술이전을 한 것처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누리호(KSLV-II)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자로 선정되고 체계 종합 기업이 되면 곧바로 국내 최대 민간 우주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

다음 달 호주 신형 장갑차 사업자 선정도 있다. 지난달 한화그룹은 흩어져 있던 방산 부문 계열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기로 했다. 자회사였던 한화디펜스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합병된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보병 전투 장갑차 레드백은 다음 달 호주 육군의 신형 장갑차 사업 LAND400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여기서는 독일의 라인메탈디펜스의 장갑차와 단독 경쟁을 펼친다. 최근 전 세계적인 방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한화디펜스 역시 최근 폴란드와 K9 자주포, K10 탄약 운반 장갑차 등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한화그룹 방산 사업 비중은 날로 커져 김 부회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한화그룹은 김 부회장 인사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최고 항공 방산 기업으로 올라서기 위한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호주·유럽·중동 지역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온 한화 방산 사업이 최근 합병과 김 부회장 선임으로 수출 확대와 해외 진출에 있어 한층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특수선(방산 사업) 사업부 분리 매각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 방산의 역할에도 주목되고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특수선 사업부가 분리 매각을 하게 된다면 이를 가져갈 기업은 한화그룹 외에 별로 없다”며 “김 부회장 승진 이후 한화그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부문에서 국내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이번 한화그룹 인사에서는 1970년대생 대표이사들도 눈에 띄며 그룹의 전면적인 세대교체도 예고됐다. 1983년생인 김 부회장 외에도 양기원 ㈜한화 글로벌 부문 대표이사와 정상철 한화솔루션 Q에너지 대표이사는 각각 1970년, 1973년생으로 이번에 사장으로 올라섰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이 이끌고 있는 한화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그린에너지와 우주항공 사업의 중장기 전략 추진과 전략적 투자 등에 있어 김 부회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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