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2분기 자동차·주택 대출 전문 금융사 앨리 파이낸셜 보유 지분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를 핵심 계열사로 두고 있는 버핏이 최근 손해보험사 인수에 나섰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투자도 보험업을 포트폴리오 주축으로 삼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미국 투자 정보 사이트 웨일위즈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앨리 파이낸셜 주식 수는 3000만 주로 기존 대비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3% 수준이지만 2분기 비중 확대 폭은 전체에서 네 번째로 크다. 이번 대규모 투자로 버크셔는 앨리 파이낸셜 지분 9.6% 수준을 차지하면서 최대주주인 블랙록에 이어 2대주주에 올랐다.
앨리 파이낸셜은 자동차 및 주택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금융 업체로 제너럴모터스(GM)의 자동차 금융 업체 GMAC 뱅크가 전신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됐던 2020~2021년 자동차 수요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주가가 50% 이상 급등했다. 다만 올해 들어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현재 주가는 연초 대비 25% 하락한 상태다. 17일(현지 시간) 종가 기준 앨리 파이낸셜은 주가는 35.95달러 수준이다. 버핏은 하락세가 특히 가팔라진 2분기 동안 해당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월가에서는 미국 자동차 대출 시장에서 견조한 수요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앨리 파이낸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카비르 카프라한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앨리 파이낸셜은 2분기 소매 자동차 부문에서 2006년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인 133억 달러를 창출했다”며 “자동차 대출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며 금리 상승 환경은 순이자소득 증가세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투자가 보험업을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키워내기 위한 전략과 맞물린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버핏은 3월 116억 달러에 미국 보험회사 앨러게니를 인수한 바 있다. 보험 계열사 가이코와 제너럴리에 이어 앨러게니를 인수하며 보험 사업을 키우고 있는 버핏이 같은 맥락에서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보험 업체 앨리 파이낸셜 지분을 사들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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