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에 15시간 동안 전산장애가 발생한 한국투자증권의 재해복구센터가 제때 가동되지 않아 고객 피해를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금융감독규정은 금융투자 업체의 전산센터가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 재해복구센터를 두고 3시간 내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원인을 파악해 제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9일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은 한국투자증권의 전산 장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전자금융거래법 상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 업체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재해복구센터를 두고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백업시스템이 제때 가동하지 않아 고객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전자금융감독규정 23조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장애·재해·파업·테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비상대책을 수립해 운용해야 한다. 여기에는 백업 또는 재해복구센터를 활용한 재해복구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구비하는 안도 포함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핵심 업무의 경우 복구 목표 시간은 3시간 이내로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전산센터가 장애를 겪은 뒤 3시간이나 지난 후에도 재해복구센터가 제때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재해복구센터를 제대로 준비해뒀는지, 준비해뒀다면 왜 제때 가동되지 못했는지 등을 두고 원인 파악이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산센터 장애 원인을 포함해 재해복구센터가 시간 내 운영되지 못한 사유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면밀한 원인 조사를 거쳐 한국투자증권의 고의성과 과실 여부를 따져 제재 여부와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오후 4시쯤부터 이날 오전 7시40분까지 홈·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HTS·MTS) 운영이 중단됐다. 현재는 정상 가동 중이다. 원인은 침수에 따른 전산실 전원 공급 문제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일 오후 4시쯤 ‘본사 전산 기계실 전원 공급 불안정 문제가 발생해 주요 시스템 긴급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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