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간 급등한 집값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 통계가 조사대상을 크게 늘린 이후, 비교 대상이었던 민간 통계와의 간극을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실거래 현황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표본 정교화나 조사원 교육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집계된 전년 말 대비 전국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은 0.21%다. 국내 주택시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KB주택통계를 살펴보면 올해는 전년 말 대비 1.15%(2022년 7월기준) 상승했다. 두 기관에서 발표한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간극이 좁아졌다. 앞서 한국부동산원은 민간 통계와 비교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7월부터 월간 조사아파트 표본을 1만7190가구에서 3만5000가구로 늘렸으며 주간 조사표본은 9400가구에서 3만2000가구로 확대했다.
표본 확대의 극적인 효과는 이전 수치를 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한국부동산원은 2021년 한 해 전국의 집값이 한 해 전인 2020년보다 9.93% 오르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반면 같은 기간 KB주택통계는 14.97% 올랐다고 집계했다. 2020년에도 이들이 발표한 통계는 5.36%(한국부동산원)와 8.35%(KB주택통계)로 차이가 있었다. 이 시기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매매가격 통계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이 2~3배 이상 오른 ‘집값 폭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현재 한국부동산원은 표본 확대 1년을 맞이해 표본 보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표본을 확대하고 시장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며 “현재는 신축 또는 기존 통계에서 누락된 단지 등을 추가하는 보정작업을 위한 용역을 발주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하는 주택통계는 올해도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거론될 전망이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통계가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OECD의 글로벌 부동산 통계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통계 작성과 품질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 차례 표본 확대가 이뤄졌지만, 표본을 정교화를 위한 연구와 조사직원에 대한 교육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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