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출근길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재개한 가운데 경찰은 전장연 관계자들이 합당한 이유 없이 조사를 거부했다며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1일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혜화경찰서 등에서 승강기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했는데, 그때 1층에 조사실을 마련해 문제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남대문경찰서를 집중 수사 관서로 지정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청장은 이날 재개된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서는 "경찰관 직무집행법 등 법령에 있는 것을 생략하고 (대응)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다"며 "현재 최대한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며 서울 곳곳에서 지하철 승하차 시위 등을 개최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전장연 관계자 26명을 수사하고 있다. 전장연 관계자들은 지난달 14일, 19일, 25일 각각 혜화경찰서, 용산경찰서, 종로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가 건물 내 승강기가 없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갔다.
당시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경찰서가 장애인편의증진법에 따라 정당한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시설임을 확인했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4년 동안 서울경찰청 산하 경찰서가 편의시설을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로 사과하고 이에 대해 전수조사한 뒤 계획을 발표해달라. 모두 이행되면 저희도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경찰청은 "(전장연 수사를 진행 중인) 6개 경찰서 중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경찰서 4곳(중부·종로·혜화·용산)은 장애인등편의법 시행(1998년) 이전 준공된 관서로, 위법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약 한 달 만에 재개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을 기준으로 상선 1시간, 하선 50분 가량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내년도 본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장애인 돌봄서비스 확대, 장애인 노동 교육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서울 지하철 일대에서 출퇴근길 지하철 승하차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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