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7거래일 만에 2400선을 회복했다. 전날 밤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미국 증시와 동조화하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을 고려할 때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31포인트(0.93%) 오른 2409.16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4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8일(2422.09) 이후 처음이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3334억 원, 1086억 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이 홀로 4379억 원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증시의 방향키를 쥔 외국인은 이번 주에만 1조 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16조 원을 내던졌던 올 상반기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들은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1810억 원)와 SK하이닉스(000660)(210억 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들 종목은 각각 2.15%, 0.49% 상승 마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문 수혜주로 꼽힌 LG화학(051910)도 투자 바구니에 담기며 5.37% 급등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가 반도체·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술주 위주로 상승했다”며 “특히 미국 반도체 지원 법안에 대한 미 상원의 표결 통과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던 점이 지수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강달러 기조가 소폭 꺾이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는 호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원 20전 내린 1307원 7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장중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이 재개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유로화 강세 압력이 확대됐다”며 “역외 위안화 약세 속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16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유로화 강세 및 달러 약세 흐름과 연동돼 하락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가격 매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외국인들이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인덱스 대비 원·달러 환율 상승세도 주춤해지면서 외국인이 순환적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코스피가 장부가를 하회한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 저점을 확인한 후 순매수로 전환하는 경향이 있다”며 “2000년 이후 여덟 번의 사례에서 PBR 저점을 확인하고 평균 4주 후에 순매수로 돌아섰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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