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이 ‘식물성 식품(Plant-based)’ 사업을 미래 주력 성장동력으로 삼고 2025년까지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을 앞세워 국내뿐 아니라 식물성 식품 사업 성장속도가 빠른 미국, 유럽, 일본 등을 적극 공략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 이 과정에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사진)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직접 사업을 챙기며 회사의 대표 신수종 사업으로 키운다.
CJ제일제당은 18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목표를 밝혔다. 식물성 식품은 고기(肉), 생선, 우유 등 동물에서 유래한 모든 식품을 식물성으로 대체한 것을 지칭한다. 대체육, 식물성 계란·우유 등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우선 제품군 확대를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한다. 지난해 12월 플랜테이블 비건(vegan·채식주의) 만두를 출시한 데 이어 이날 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신제품 4종은 고기 없이도 풍부한 식감과 촉촉한 육즙이 특징이며, 이탈리아 V라벨 비건 인증을 받아 재료는 물론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철저히 관리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의 플랜테이블 만두의 경우 이미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비건 만두는 출시 후 6개월 만에 미국, 일본, 호주 등 20개국 이상으로 수출국을 늘렸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 국가에서는 소비자 반응이 좋아 취급 품목을 확대했다.
플랜테이블 제품에는 CJ제일제당이 개발한 식물성 소재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가 들어간다. 대두·완두 등을 배합해 만든 물질로, 단백질 조직이 촘촘히 엉겨 붙도록 만들어져 조리 후에도 고기의 육질과 육즙이 구현된다. 정현학 CJ제일제당 식물성 식품팀 부장은 “대체육의 맛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차세대 조미 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와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를 넣었다"며 "채식주의자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식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 배경에는 관련 시장의 급성장세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비건 시장 규모는 2021년 261억 6000만 달러(34조 4004억원)에서 2028년 613억 5000만 달러(80조6752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된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시장 공략을 위해 인천 2공장에 연 1000톤 규모의 자체 생산라인을 구축했고, 유럽 스타트업 등 글로벌 업체 인수합병(M&A)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CJ그룹의 식물성 식품 사업 중심에는 이재현 그룹의 회장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서 있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식품전략기획1담당 자리에 올랐으며 식물성 식품 사업, 글로벌 공략, 스타트업 투자 등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 및 실행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 리더는 (식물성 식품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적극 내고 의사 결정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이 밖에 콩을 활용한 대체육 개발 외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및 배양육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사내 벤처를 통해 식물성 대체 우유 ‘얼티브 플랜트유’ 를 개발한 것처럼 식물성 식품군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플랜테이블의 자체 브랜드 인지도가 아직 낮기 때문에 우선 ‘비비고’와 ‘고메’ 등 기존 브랜드와 함께 알리는 전략을 취한 후 인지도가 올라가면 단독 브랜드로 홍보할 예정”이라며 “회사의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된 식물성 식품으로 국내 시장을 개척하고 미국, 유럽 등 해외 선진시장 직접 진출을 확대해 한국 식문화의 세계화를 완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