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035760)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KT(030200) ‘시즌’이 결국 통합을 공식화했다. 두 회사 이용자를 합치면 월 500만 이상으로 웨이브를 넘어선 국내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CJ ENM과 KT는 몸집을 키워 콘텐츠 투자 규모를 늘리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OTT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14일 KT와 CJ ENM은 시즌과 티빙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KT 시즌이 티빙에 흡수되고, 시즌 지분 100%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합병법인 티빙 지분을 취득해 3대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플랫폼 차원에서는 티빙에 시즌이 흡수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티빙 1대 KT시즌 1.5737519로 예정 합병기일은 12월 1일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최고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양사는 올 3월 콘텐츠 사업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CJ ENM이 KT스튜디오지니에 1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강호성 CJ ENM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콘텐츠 사업협력위원회’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달 초 KT 5G 초이스 요금제에 티빙을 더한 상품을 출시하며 사업협력을 더욱 확대했다. 이번 통합은 ‘기정사실’의 확인에 가깝다는 평가다. 양사 고위 경영진이 파트너십 체결 후 OTT 통합에 관해 줄곧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합병으로 티빙은 CJ ENM·네이버·KT가 투자한 법인이 됐다. 콘텐츠·플랫폼·통신을 아우르는 합작사가 된 셈이다. 국내 OTT 시장 점유율도 단숨에 뛰어오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OTT 월 실사용자(MAU, 안드로이드·iOS 합산) 순위는 △넷플릭스(1153만 명)△웨이브(433만 명)△티빙(386만 명)△쿠팡플레이(302만 명)△디즈니플러스(153만 명)△시즌(144만 명)△왓챠(112만 명) 순이었다. 티빙과 시즌이 통합하면 이용자 500만 명 이상을 확보하게 돼 웨이브를 넘어서 국산 OTT 중 1위가 된다.
티빙과 시즌 통합은 OTT 시장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방송·통신사 입장에서도 ‘지각변동’이다. 기존 국내 1위 OTT인 웨이브는 방송3사와 SK텔레콤이 주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3사 대 케이블, SK텔레콤 대 KT 구도에서 밀리던 후자들이 의기투합해 순위를 뒤집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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