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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몸값 3조대 WCP 상장…'텐버거' 챙길 투자가들 줄섰다

노앤파트너스·신한·BNW인베 등 초대박 눈 앞

WCP 공모가 상단 기준 '13분의 1' 시절 투자

한라홀딩스 등도 상단 기준 48% 수익률 예상

더블유씨피 충주 공장 전경/사진제공=더블유씨피




2차 전지 분리막 제조업체로 내달 상장을 앞둔 더블유씨피(WCP) 투자자들이 잭팟을 터트릴 조짐이다. 더블유씨피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사모펀드(PEF) 노앤파트너스 등 초기 투자자들은 10배의 수익을 뜻하는 ‘텐 배거’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9월 노앤파트너스 보유 지분을 인수한 자산운용사와 기업들도 1년이 채 안돼 50%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더블유씨피는 다음달 1~2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공모주식수는 900만주(신주 734만344주, 구주 165만9656주)로 공모가 희망밴드는 8만~10만 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 7207억~3조 4010억 원이다. 더블유씨피는 양극재, 음금재, 전해액과 함께 2차 전지 생산에 필수인 4대 소재로 꼽히는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과 경쟁하며 글로벌 탑 티어 수준의 분리막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SDI(006400)가 최대 고객사다.

더블유씨피의 성장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노앤파트너스다. 산업은행 출신인 노광근 대표가 이끌고 있는 노앤파트너스는 2019년 12월 WCP가 발행한 전환사채(CB)에 1490억 원을 투자했다. 노앤파트너스가 투자액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면서 자금 모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노앤파트너스와 같은 시기에 산업은행 PE실도 250억 원, 반도체 및 2차 전지 투자에서 두각을 보여온 BNW인베스트먼트는 200억 원을 각각 WCP에 투자했다. KB증권과 더블유씨피 상장 주관을 맡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는 50억 원, 신한캐피탈은 40억 원을 각각 투자했다.

출처:투자은행(IB) 업계


당시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는 2500억 원으로 평가됐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이 3조 4010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초기 투자자들이 13배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노앤파트너스는 투자액의 3 분의 1 가량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했지만 남은 지분 만으로도 주요 투자자 중 가장 큰 규모의 수익을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BNW인베스트먼트와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은 최초 투자로 확보한 지분을 전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PE실은 2021년 8월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WCP 측(키움캐피탈)에 지분을 전량 매도하며 수익을 실현했고, 삼성SDI가 전략적투자자(SI)로 펀드 결성에 참여한 삼성벤처투자는 향후 협업 강화 등을 고려해 지분을 단기에 처분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앤파트너스가 지난해 9월 전환사채를 보통주로 전환한 후 일부 지분을 매도하면서 투자자 풀이 대거 확대됐다. 노앤파트너스는 더블유씨피 기업가치를 2조 3000억 원으로 책정하고 약 2400억 원 규모로 지분을 매각했다. 이 딜로 노앤파트너스는 당시 투자 원금보다 900억 원이 많은 수익을 챙겼다.

이 때 DS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 국내 헤지펀드 강자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DS자산운용은 700억 원,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300억 원을 투자했다. 삼성증권(016360)-한화투자증권(003530) 컨소시엄(880억 원), 글로벌원자산운용(120억 원) 등도 더블유씨피 주주가 됐다. 상장 주관사인 KB증권도 400억 원을 투자했다.

한라그룹의 지주사인 한라홀딩스(060980) 역시 마지막 투자자로 합류했다. 한라홀딩스는 지난해 9월 자회사인 위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340억 원을 출자했고, 위코는 WCP 지분을 인수하는 ‘넥스트레벨 제1호 사모펀드’의 지분 90.74%를 1000억 원에 취득했다.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는 직전 투자 유치 때와 마찬가지로 2조 3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넥스트레벨제1호사모펀드 설립은 노앤파트너스가 맡았다. 한라홀딩스 측에서는 최근 반도체 소부장 업체 윌비에스엔티 인수 딜을 주도한 바 있는 이재상 전략기획팀 상무가 더블유씨피 투자를 결정했다.

노앤파트너스의 첫 투자 후 2년이 채 안돼 더블유씨피의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후발 투자자들도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더블유씨피가 공모가 상단 가격으로 코스닥에 안착하면 기업가치 2조 3000억 원에 합류한 투자자들도 48%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DS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은 별도의 보호예수 조건이 없어 상장 직후 차익 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 상장 주관사인 KB증권은 6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된다. 한라홀딩스의 경우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계열사 만도와 시너지를 고려해 지분을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투자자인 노앤파트너스는 구주 매출을 통해 수익 확정에 나선다. 노앤파트너스는 ‘엔피성장 제6호 사모투자합자회사’, ‘2019 피씨씨 소재부품 투자조합’, ‘씨에스에스에프투자조합’ 등 3개 펀드를 통해 더블유씨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594만 7276주 중 148만 6820주가 구주 매출 대상이다. 나머지 446만 456주는 보호예수 대상으로 6개월 간 매각이 제한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더블유씨피의 기업 가치가 최근 수년 간 가파르게 오르긴 했지만 2차 전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 전략적투자자가 존재하고 보호예수 조건이 있는 투자자가 많아 상장 직후 차익 실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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