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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ETF시장은 원자재·인버스 천하

인플레이션 공포 타고 상승세

원유선물 상품 수익률 1·2위

인버스ETF도 수십조 '뭉칫돈'

6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마감한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2년 상반기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원자재와 인버스 ETF 천하로 요약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공포가 원자재 가격 급등과 증시 하락을 부추기면서 관련 ETF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유동성을 바탕으로 2020~2021년 급성장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는 상반기 철저하게 시장에서 소외되며 몰락해 대조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지난해 12월 31일~올 6월 30일) 기준 전체 ETF 중 주가 상승률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은 원유 섹터였다. TIGER 원유선물 Enhanced와 KODEX WIT원유선물은 각각 58.74%, 57.42%로 주가가 급등했다. 이외에도 KODEX 콩선물(22.50%), TIGER 농산물 Enhanced(17.28%) 등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이 오른 원자재 관련 ETF의 수익률이 좋았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같은 기간 각각 21.66%, 27.90% 빠진 점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성과다.

반면 2차전지·게임 등 성장주 중심의 TIGER KRX BBIG K뉴딜레버리지 ETF 주가는 무려 61.33% 급락했다. 특히 게임 업계의 부진이 뼈아팠다. KODEX 게임산업(300950)(-52.04%), TIGER K게임(300610)(-51.62%) 등이 주저앉았다.

원자재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부터는 인버스 ETF에 뭉칫돈이 몰렸다. 코스피200 하락 시 2배의 수익이 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252670)의 거래 대금은 56조 1594억 원으로 상반기 ETF 중 기장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KODEX 코스닥 150선물인버스(20조 4309억 원)와 KODEX 인버스(114800)(17조 196억 원)도 거래 대금 상위권에 속했다.



인버스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큰 수익를 냈다. 주요 운용사가 내놓은 코스피200선물인버스2X ETF의 주가 상승률은 모두 50%를 돌파했다. 반면 증시 반등을 기대한 레버리지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됐다. 지수 상승률의 2배를 추구하는 KODEX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54.56%)와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53.62%) 등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다. ETF 상품의 글로벌 투자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신규 상장된 ETF 총 38개 중 28개(73.68%)가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특히 미국에 투자하는 ETF는 12개(31.57%)로 9개(23.68%)인 국내를 넘어섰다. 변동성이 커지며 위험 분산 선호 현상이 심해지면서 하반기에도 개인투자자의 ETF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개인의 ETF 순매수 금액은 4조 5778억 원으로 국내 증시 전체(27조 8187억 원) 대비 비율이 16.45%였다. 전년 비중이 5.34%(3조 3775억 원)였다는 점을 볼 때 성장세가 가파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월 29일(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첫날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점차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원자재와 인버스 ETF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7월 중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미국의 추가 증산 요구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합의가 있을 경우 이후 예정된 세계석유기구와 기타 산유국(OPEC+) 회의(8월 3일)에서 지금보다 더욱 빠른 추가 증산 스탠스에 대한 합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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