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레미콘 운송 차주들이 7월 1일부터 운송 거부(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운송비 인상 등 사안을 놓고 차주들이 업체들과 끝내 합의를 보지 못하면서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 파업이 끝난 지 약 보름 만에 다시 ‘파업 리스크’를 겪게 되는 레미콘 업체들은 경영난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미콘운송노동조합과 수도권 주요 레미콘 제조사들은 29일부터 이날까지 운송비 인상 등을 대해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7월 1일부터 노조 측은 운송 거부에 들어갈 계획이다.
노조는 회당 5만60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약 27%에 이르는 인상폭이다. 요소수 비용 지원 및 명절상여금 100만원, 근로시간 면제수당(타임오프 수당) 등도 함께 내걸었다. 하지만 운송비 인상 수준을 9~10%로 제안한 업체 측과 생각이 팽팽하게 갈려 결국 운송 거부 사태에 이르게 됐다. 노조 관계자는 “최종 기한으로 내걸었던 이날 3차 면담에서도 (업체들은) 단가뿐만 아니라 나이 제한 등 노조가 받아 들이기 힘든 부분으로 제시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에선 노조를 향해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이달 초 화물연대 파업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시 큰 피해를 입게 됐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달 초 화물연대 파업 당시 하루 약 500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현재 장마철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또 한 번의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업계 전체가 생존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운송 거부 사태가 일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막판 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양측 모두 협상 창구가 계속해서 열려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만큼 주말께 다시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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