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의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가 강남역 상권에 깃발을 꽂았다. 강남역~신논현역 상권은 자라·스파오·미쏘 등 SPA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해있어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무신사 스탠다드 1호점인 홍대점의 누적 방문객이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과를 내자 본격적으로 국내 SPA 브랜드와 경쟁 구도 형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무신사, 홍대 찍고 강남 진출
무신사는 다음달 1일 서울 신논현역 인근에 무신사 스탠다드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일명 '무탠다드'로 불리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무신사가 지난해 론칭한 자체 브랜드(PB)다. 1호점은 홍대점으로 지난해 5월 론칭 후 월평균 방문객 8만 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달 기준 누적 방문객은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10~30대에 인기를 끌고 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은 총 3개층, 총 976㎡(약 287평) 규모로 의류뿐 아니라 뷰티 상품과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남성 PK셔츠 기준 2만 9900원이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대표 상품인 슬랙스는 총 42가 종류가 마련됐다. 특히 무신사 스탠다드는 2호점에 올 2월 온라인에서 론칭한 '키즈 라인'을 입점시켰다. 이밖에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에서만 판매하는 '아이리스 그린' 컬렉션과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섬유로 제작한 친환경 그린 라인 등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1층과 지하 1층은 남성 존(Zone)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SPA 브랜드들이 1층에 여성 존을 꾸리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의 남성 고객 비중이 높아 남성 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유니섹스 캐주얼 트렌드에 따라 여성 고객들이 남성 카테고리를 구매하는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마련된 34m의 대형 미디어월에서는 무신사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하는 콘텐츠가 띄워져있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에는 총 15개의 피팅룸이 마련됐다. '라이브 피팅룸'에서는 고객이 직접 색조명을 조절해 분위기를 연출하고, LG스탠바이미를 통해 숏폼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착샷(착용샷)'을 남기는 10~20대 고객들을 겨냥했다는 설명이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도 제공한다. 무신사 온라인 스토어에서 주문한 상품을 매장에 방문해 수령하는 방식이다. 외부에 설치된 라커룸을 통해 매장 오픈 시간 외에도 상품을 찾아갈 수 있다.
SPA 격전지 강남서 진검승부
이번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이 문을 열면서 강남역 상권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 강남역과 신논현역 사이 상권은 2010년대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를 비롯한 국내외 대형 SPA 브랜드가 순위권 다툼을 벌이던 곳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데다 주변에 백화점이 없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유니클로와 에잇세컨즈가 2020년 폐점하며 상권이 침체된 상황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바로 옆에는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위치해있다. 지난해 말 자라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아더에러'와 협업해 컬렉션을 출시하자 매장 앞에는 오픈 전부터 60여 명이 줄을 서는 등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유니클로의 빈자리를 빠르게 파고 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의류 값이 비싸지는 것도 SPA 브랜드에게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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