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이 되면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전체 10가구 중 4가구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1인 가구 중 절반 이상은 65세 이상 노인 가구주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을 꺼리면서 결혼은 하더라도 애를 낳지 않는 부부도 계속 늘어 2020년 17%에서 2050년 23%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20~2050년’에 따르면 2050년에는 전체 가구 가운데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39.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31.2%) 대비 8.4%포인트 늘었다. 가구 수로만 본다면 2020년 648만 가구에서 2050년 905만 가구로 늘어난다. 2인 가구 또한 2020년 28.0%(580만 가구)에서 2050년 36.2%(827만 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렇게 되면 2050년에는 1인·2인 가구가 전체의 75.8%에 달하게 된다.
대신 3인 이상 가구 수는 줄어들 것으로 봤다. 2020년 3인 가구 비중은 20.3%(421만 가구)였지만 2050년에는 16.6%(380만 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인 가구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5.8%(328만 가구)에서 6.2%(143만 가구)까지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5인 이상 가구는 2050년에는 1.3%(30만 가구)에 그치게 된다.
1인 가구 중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가구주인 가구가 51.6%나 될 것으로 봤다. 전체 가구의 20.4%는 65세 이상 노인이 혼자 사는 가구라는 것이다. 이 같은 독거 노인 가구는 2020년 기준 7.8%에 그쳤지만 고령화 현상이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면서 덩달아 급증하는 모습이다.
가구 수로 보면 2020년 161만 8000가구에서 2050년 467만 1000가구로 2.9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2020년에는 1인 가구 중 20대의 비중이 18.8%로 가장 높았고 30대(16.8%), 50대(15.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2050년에는 70대 1인 가구 비중이 18.4%로 가장 크고 80대(18.0%), 60대(16.0%) 등 순일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화에 1인 가구뿐 아니라 전반적인 가구주의 연령도 올라갔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2.4%에서 2050년 49.8%까지 높아진다. 즉 2050년이 되면 가구주 중 절반가량이 노인이라는 것이다. 가구주 중위 연령도 2020년 52.6세에서 2050년 64.9세로 12.3세가 높아진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사는 집이 일반적인 가족 형태라는 통념도 2050년에는 깨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29.3%에 달하는 부부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 수의 비중은 2050년이 되면 17.1%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 같은 기간 자녀 없이 부부만 사는 가구가 16.8%에서 23.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1인 가구와 부부만 사는 2인 가구의 증가 추세 속 1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 또한 2020년 2.37명에서 2050년 1.91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결혼을 꺼리는 세태가 지속되면서 2050년이 되면 부부가 같이 살고 있는 가구주의 비중은 45.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0년(60.7%) 대비 15.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대신 미혼 가구주 비중은 같은 기간 19.6%에서 29.6%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화 추세 속 사별 가구 비중도 10.1%에서 11.1%까지 늘어나리라는 분석이다. 이혼 가구 역시 9.6%에서 14.0%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1인 가구 수 증가 등 가구 분화에 힘입어 가구 수는 2039년까지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수는 이미 2020년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추세인 것과 대조적이다. 2020년 2073만 1000가구에서 2039년 2387만 가구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50년에는 2284만 9000가구로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다. 가구 증가율 또한 2020년 2.52%로 정점을 찍은 뒤 2040년부터 감소로 전환, 2050년에는 -0.75%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장래가구추계는 최근의 가구 변화 추세를 반영해 향후 가구 규모와 가구 유형, 가구원 수별 가구 구조 등을 전망한 자료다. 이번 가구추계는 2017년 이후 5년 만에 실시한 정기 추계다. 앞서 통계청은 2019년에도 한 차례 특별 추계를 진행한 바 있다. 최근 인구 및 가구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추계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