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복합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경영’ 차원에서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4년 만에 재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 직후 조직에 위기의식을 불어 넣자 기술·인재 확보 등 미래 준비에 전사적으로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경영진은 21일 경기 수원사업장 등에서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MX(모바일경험) 사업부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열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에 이 회의를 가동한 건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전략협의회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씩 열다가 2019년부터는 하반기에 한 번만 개최하는 식으로 전환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DX 부문은 21~23일, 경계현 사장이 주재하는 DS(반도체) 부문은 27~29일 각각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는 본사 경영진, 해외 법인장 등 총 240여 명(DX 140여 명, DS 1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회의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위기 타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관리(SCM) 혁신, 재고 건전화, 5년 간 450조 원 규모 투자 세부 계획 수립 등이 공통 의제로 꼽힌다.
DX 부문은 신제품 판매 확대, 고급화 선도, 온라인 채널 강화, TV·가전·모바일 부문 시너지 효과 극대화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DS 부문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전망,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 확대, 차세대 기술 개발 등을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들은 지난 20일에도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 모여 8시간 이상 머리를 맞댔다. 이 또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8일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시장에 여러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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