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대규모 환매 중단을 일으킨 하나은행의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에 대해 원금의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투자자들은 100%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분조위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부임 후 첫 환매중단 사모펀드에 대한 결정이라 주목된다.
금융감독원은 13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의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불완전 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비율을 최대 80%로 결정했다.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현지 지방정부에 청구할 진료비 매출채권에 투자했지만 코로나 19이후 재정난에 상환연기가 이어지다 환매가 중단됐다. 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해 1536억 원 전액이 환매 중단됐으며 444명의 개인과 26개 법인이 피해를 입었다.
분조위는 이날 부의된 2건의 피해 사례 모두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하나은행이 가입자의 투자자 성향을 확인하지 않고 펀드 가입시킨 후 공격투자형으로 설정한 점과 1등급 초고위험 상품을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소 가입금액도 상품제안서와 달리 금액을 상향해 안내했다. 분조위는 기본배상비율을 30%(부당권유까지 인정 시 40%)로 정하고 내부통제 미흡에 따라 30%를 추가했다. 고령투자자, 서류 부실 등을 투자자별 가감 조정해 손해배상비율을 두건 중 한 건은 80%, 다른 건은 75%로 결정했다. 조정안은 20일이내 수락할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다만 일부 피해자들 사이에서 100% 배상을 요구하고 있어 조정안이 얼마나 수용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 무역금융펀드, 옵티머스펀드에 대해 계약 취소로 보고 100% 배상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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