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자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의 양대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부분 봉쇄를 완화하던 베이징은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고 상하이도 전면 봉쇄 해제 열흘 만에 일부 지역에서 재봉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경제 정상화에 속도를 내려던 중국 당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2일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의 신규 감염자가 65명(무증상 감염 31명 포함)을 기록했다. 10일(61명)에 이어 이틀 연속 60명을 넘었다.
베이징시에서 최근 발생한 신규 감염자는 모두 차오양구의 클럽을 방문하거나 방문자의 밀접 접촉자로 확인되고 있다. 베이징시는 전날 기준 이번 집단감염과 관련돼 확인된 밀접 접촉자가 6158명이라고 밝혔다.
감염자 확산에 따라 베이징시는 다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당초 13일부터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을 오프라인 등교로 전환하려 했으나 감염과 무관한 지역의 중학교 3학년생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9일 오후 2시부터는 노래방·클럽·PC방 등도 운영을 잠정 중단시켰다. 베이징시는 또 감염자가 나온 주거 단지를 봉쇄하고 전 주민 대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진행하며 감염자 확산을 조기 진압하고 있다. 특히 차오양구는 이날 13~15일 사흘 연속 모든 주민들에 대한 전수 검사 방침을 통지하면서 봉쇄 압박감은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이달 초 정상화에 돌입한 상하이시의 경우 29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봉쇄 해제 전인 지난달 30일(22명) 이후 가장 많았다. 특히 격리 구역 밖에서 4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시 당국은 11~12일 이틀 동안 16개 구 중 15개 구에서 모든 거주자에 대한 PCR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베이징과 상하이시가 방역의 고삐를 다시 죄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줄어들고 있다. 당장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올 1~5월 중국의 가계 저축 증가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6% 증가한 7조 8561억 위안(약 1493조 원)으로 집계됐다. 봉쇄 기간에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우려는 확산세가 지속돼 당국이 또다시 전면 봉쇄에 나설 경우다. 이 경우 소비뿐 아니라 다시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중국 정부는 현재 경제 회복을 장려하기 위해 전면 봉쇄는 지양하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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