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글로벌(362320)의 주가가 지난 3일 증권시장 입성 이후 폭등하고 있다. 공모가 대비 100% 이상 주가가 오르며, 공모주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띄고 있다. 회사 측도 주가 상승이 나쁠 이유는 없다. 다만, 수요예측 부진에 공모 규모를 300억 원 가량 줄여 증시에 입성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청담글로벌의 지난 10일 주가는 1만 3350원으로 마감됐다. 지난 3일 공모가 6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이후 주가가 100% 이상 오른 것이다. 업계는 청담글로벌의 최대 매출처인 중국 징동닷컴의 창립일 행사와 11월 광군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도시 봉쇄 해제 등도 호재로 평가된다.
이 같은 청담글로벌의 주가 추이는 불과 한 달전만 하더라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지난달 17~18일 수요예측 당시 기관 투자가들의 낮은 평가로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8400원) 아래인 6000원으로 결정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수요예측 경쟁률은 24.79 대 1이라는 낮은 수치로 집계되며 청담글로벌은 공모가를 낮추고 구주 매출을 포기하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상장할 수 있었다.
당초 청담글로벌은 634만 1686주를 8400~ 9600원에 공모할 계획이었다. 이 중에는 구주 매출 52만 8474주도 포함돼 있었다. 만약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인 9600원으로 확정됐다면 공모금액은 609억 원에 달했고, 최대주주인 최석주 대표는 약 51억 원의 뭉칫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낮은 수요예측 경쟁률에 공모가를 6000원으로, 공모 주식 수를 507만 3349주로 줄였고 최 대표는 구주 매출을 포기했다. 공모 금액이 순식간에 304억 원으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요예측 일정이 한 달만 늦었더라도 공모금액이 300억 원 이상 늘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나온다.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 상단 9600원 대비 주가가 40% 오른 만큼 공모가를 충분히 희망 범위 상단에서 확정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다.
다만 역설적으로 청담글로벌의 주가 상승은 수요예측 부진 덕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당초 공모 계획 상 청담글로벌의 상장 직후 전체 주식 수 대비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은 41.35%였지만, 2대주주인 XU MEIXING이 심상치 않은 시장 분위기에 1년 의무 보유를 약속했고, 공모 주식 수를 대폭 줄이면서 24.46%까지 유통 비율이 줄었다. 공모주들은 상장 직후 회사의 실적 뿐 아니라 유통 주식 수 등에 따라서도 주가가 요동치는 경향이 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청담글로벌은 상장 추진 당시부터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증시에 입성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가 됐다”며 “추후 주가 추이가 다시 꺾일 가능성도 있지만, 수요예측 시기가 한 달만 늦었더라면 공모 금액이 늘었을 것이란 아쉬움은 남는 케이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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