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공매도 투자자들이 크게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시 불안에 주가 하락에 베팅했지만 오히려 손실을 입는 경우가 늘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5월 한 달 동안 공매도 매매 비중이 10% 넘는 종목(81개) 중 55개 종목은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매도 비중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린 넷마블(22.32%), LG디스플레이(21.89%), 코웨이(21.75%) 등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평균 1%의 손해를 봤다.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 중 공매도 평균가 대비 주가가 하락한 곳은 넥센타이어와 영진약품 등 2곳에 불과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공매도 투자자들은 재미를 보지 못했다. 공매도 매매 비중이 10% 이상인 코스닥 상장사(59곳) 중 34곳은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높았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주식을 빌린 뒤 매도하는 투자 기법이다. 이때 공매도 평균가는 투자자가 주식을 1주당 얼마에 공매도했는지를 평균적으로 보여주는 가격으로, 종목별 공매도 거래 대금을 공매도 거래량으로 나눠 계산한다. 물론 각 투자자가 실제로 얼마에 공매도 거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공매도 평균가가 최근 주가보다 높으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대체로 수익을 냈다고 볼 수 있다.
공매도 비중이 22.32%에 달하는 넷마블은 공매도 투자자들의 평균 매도 단가가 7만9810원인 반면 5월 31일 종가 기준 주가는 8만 3500원이다. 해당 종목을 공매도한 세력은 4.62%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4월에는 넷마블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평균 6.44%의 수익률을 낸 바 있다.
증권가에서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히는 호텔신라(19.06%)와 한국콜마(20.17%)는 공매도 평균가가 각각 7만 5733원, 4만 1173원으로, 5월 51일 종가(7만 8000원, 4만 1750원)보다 낮았다. 공매도 매매 비중이 21.77% 수준인 코웨이 역시 0.74%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기간 공매도 폭탄에도 오히려 주가가 급등한 종목들도 있었다. 공매도 비중이 21.39%인 메리츠증권은 주가가 5월 한 달간 18.25% 올랐다. 공매도 비중이 10%가 넘는 롯데쇼핑, 한미약품, CJ CGV, 고려아연, 신한지주, HD현대는 주가가 12~18% 올랐다. 김준석 자본시장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수익을 실현하려는 투자 기법일 뿐 주가 하락과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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