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 1분기에만 2000건에 가까운 특허를 새롭게 출원했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해 미래차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현 추세대로라면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특허 건수가 올해 처음으로 5만 건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현대차·기아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두 회사의 국내외 특허 보유 건수는 4만 6544건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3만 3285건, 기아가 1만 3259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의 특허 건수 4만 4785건과 비교해 3개월 만에 1759건이 추가됐다.
현대차·기아가 보유한 특허 수는 2019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해외 특허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국내 특허는 최근 3년여간 1만 5000건 수준에 계속 머물고 있으나 해외 특허는 2019년 1만 2458건에서 올해 1분기까지 43.8% 급증했다. 기아도 해외 특허가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며 전체 특허 보유 건수 증가세를 주도했다. 현대차·기아의 해외 특허 비중은 2019년 46%에서 올해 57.1%로 높아졌다.
현대차는 미래자동차의 중심축인 자율주행과 친환경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로보틱스·모빌리티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점도 지적 자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첨단주행보조시스템(ADAS) 등 차량의 전자화와 관련된 미래 기술 분야와 전기차·하이브리드·연료전지 등 친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특허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공격적인 투자가 예고돼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미래 사업에 95조 5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연구개발(R&D) 투자에 39조 1000억 원, 전략 투자로 12조 8000억 원을 사용한다. 기아도 올해부터 2026년까지 28조 원을 투자한다. 이 가운데 미래 사업에 절반 가까이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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