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최상혁 나사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윤석열 정부에 우주항공 산업을 책임질 기술관료(테크노크라트) 양성을 주문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2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가 조직의 관료주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적어도 우주과학기술 분야에는 기술관료가 많이 포진해 있어야 한다”며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우주과학기술 행정 운영 분야에 있다는 것은 상당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에서는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민간기업들이 시작 단계부터 참여한다”며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기술을 축적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1980년부터 나사에서 우주·항공기술 기초연구를 담당하는 시설이자 가장 오래된 연구소인 랭글리에서 40년 넘게 일했다. 200편이 넘는 논문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43건의 특허를 보유한 공로로 2020년 한국인 최초로 나사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6월 15~16일 열리는 ‘서울포럼 2022’ 강연자로 참석해 뉴스페이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다.
최 수석연구원은 “우주는 새롭고 모르는 분야를 탐구해야 하고 때로는 극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실수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며 “정부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실패·실수·잘못에 얼마만큼의 관용이 허용되는지가 성공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진영과 당파를 따르지 않고 인재를 활용하려는 자세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제청과 의회 인준을 거쳐 나사 국장을 임명할 때 정파보다는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지금의 나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세월 정풍에 휘둘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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