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관련 기업들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내놓은데다 중국 봉쇄 완화로 전기차 부품의 공급망 개선 기대가 커지는 점이 주가 반등세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특히 2차전지 ETF 중에서도 소재업체의 비중이 큰 ETF 의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가격 전가력’이 큰 소재 업체의 2분기 실적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2차전지 ETF중에서 지난 한 주(13일~20일)간 주가 상승률은 KBSTAR 2차전지액티브(422420)가 9.66%로 가장 높았고 TIGER 2차전지테마(305540)(9.38%)가 그 뒤를 이었다. KINDEX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385600) ETF와 KODEX2차전지산업 ETF는 각각 7.63%와 7.35%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1.35%) 보다는 높았지만 다른 2차전지 ETF에 비해서는 떨어졌다.
차이는 편입종목에서 소재주 편입 비중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소재주들의 주가가 셀 업체를 웃돌고 있다. 엘앤에프(066970)의 경우 지난 한 주간 21.8% , 에코프로비엠(247540)은 9.78%, 포스코케미칼(003670)은 7.5% 뛰었다. 셀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8.36%), 삼성SDI(006400)(2.7%), SK이노베이션(096770)(2.2%)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ETF의 구성종목 비중을 살펴보면 KBSTAR 2차전지액티브의 경우 엘앤에프(9.61%), 삼성SDI(8.85%), SK이노베이션(8.77%), 에코프로비엠(8.02%), LG에너지솔루션(7.82%) 외에도 한솔케미칼(5.31%), 피엔티(3.69%), 나노신소재(2.21%) 등 최근 급등한 소재주를 가득 담고 있다. 상대 상승률이 떨어졌던 KINDEX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액티브는 기아(7.36%)와 현대차(6.86%)의 비중이 높았던 점이 수익률의 제약 요인으로 풀이된다. KODEX2차전지산업도 삼성SDI(21.04%), SK이노베이션(13.49%) LG에너지솔루션(13.36%) 등 셀 업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탓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뒤처졌다.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차전지 밸류체인 내에서 소재업체들은 가격 전가력이 높아 원자재값 폭등으로 인한 타격이 제조업체보다 덜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양극재 생산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관련 기업 중 2분기 실적 오름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411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분기 647억 원(+57.7%)으로 뛸 것으로 전망됐다. 엘앤에프 역시 2분기 6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26.9%, 작년 2분기 대비 1071.5%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LG화학(051910)은 872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전분기 및 전년대비 각각 14.8%와 59.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SDI는 2분기 3921억 원(전분기대비 +32.8%)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LG에너지솔루션(2614억 원, 1%)과 SK이노베이션(9130억 원, -44.6%)은 같거나 뒷걸음질 칠 것으로 보인다.
이현욱 IB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배터리 생산시설이 폭팔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원가의 50%를 양극재가 차지해 소재업체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폭등하는 원자재 가격으로 국내 제조업체 3사의 판가 압박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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