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가 방위산업 분야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상호조달협정(RDP)’을 추진한다. 협정을 체결할 경우 연간 500조 원에 육박하는 미국 국방조달 시장에 대한 우리 방산 기업들의 수출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RDP 협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이미 미국의 주요 우방국 대부분을 포함한 28개국이 미국과 RDP를 체결한 상황”이라며 “정책연구 용역, 각계 간담회, 관계 부처 협의 등을 통해 한미 RDP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우방국들과 상호 군 장비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해 맺는 양해각서(MOU)다. RDP 체결국의 기업은 미국의 국방조달 입찰 참여 때 일종의 무역장벽인 ‘미국산우선구매법(BAA)’ 적용이 면제될 수 있다. BAA는 연방정부 공공입찰에 참여한 제품 중 일정 비율(현행 55%→2029년 75%) 이상의 부품을 미국산으로 쓰지 않는 제품을 자국산으로 인정하지 않아 50%의 가격 할증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미국의 연간 국방조달 시장 규모는 3869억 4184만 달러(약 492조 5769억 원)에 달할 정도로 크다. 과거 한미 FTA 체결 때 국방 분야가 제외돼 우리 기업들은 현지 진출 추진 시 BAA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넘어야 했다. 향후 한미 RDP가 체결되면 우리 기업들은 국방 분야 FTA 체결과 같은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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