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쇼크’를 보인 기업 절반이 성장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긴축 여파로 크게 주저앉은 성장주를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가 주목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은 82곳 중 44곳이 이른바 ‘성장주’에 해당하는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상이거나 인터넷·게임·엔터·바이오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들이다. 44곳 중 절반 이상인 26개 기업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1분기 어닝쇼크 기업은 게임·엔터·바이오 관련주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위메이드(112040)의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75.5% 하회하는 것과 동시에 전년 동기 대비 76.4% 급감했다. NHN(181710)의 영업이익 또한 시장 전망치를 41.2% 밑돌았고 전년에 비해서도 38.2% 쪼그라들었다. 성장주의 ‘대장주’ 격인 셀트리온(068270)과 네이버도 시장 전망치를 두 자릿수로 하회했다.
성장성을 실적으로 증명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냉각됐다. 실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종목들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4월 27일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면서 하락세를 걸었다. 위메이드 또한 실적 발표 직후인 12일 11.05% 급락했으며 NHN도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면서 13.43% 감소했다.
증권가는 앞으로 반도체·2차전지 등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학균 신영증권(001720)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쇼크로 주가가 내려앉은 성장주가 많은데 실적이 뒷받침되는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는 전략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며 “여전히 기업의 영업 활동이나 가치에 비해 주가가 높은 성장주들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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