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편의점 문을 연 신규 점주 3명 중 1명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오션’으로 인식됐던 편의점 시장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대형마트 매출을 앞설 정도로 성장세가 회복되자 2030 세대가 전업은 물론 투자 차원에서 편의점 시장에 뛰어든 결과다. ‘젊은 사장님’이 늘다 보니 물품 구성에 있어서도 맘카페 등에서 인기 있는 제품 판매 비중이 증가하는 등 2030 점주가 편의점을 유통업계 트렌드의 최전선에 세웠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1일 CU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가맹점주 가운데 2030 비중은 29.5%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23.4%에 비해 6.1%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대 비중은 2019년 6.0%에서 지난해 10.4%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선을 돌파했다. 30대 역시 17.4%에서 19.1%로 1.7% 포인트 상승했다.
CU뿐 아니라 GS25와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 모두 2030 신규 점주 비중이 증가 추세다. GS25의 경우 2030 점주 비중은 2019년 34.0%에서 2021년 40.4%로, 세븐일레븐도 2019년 37.1%에서 2021년 38.5%로 각각 상승했다. 3사 평균으로 보면 2019년 31.5%에서 2021년 36.1%로 증가해 전체 비중의 3분의 1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2030 사이에서 편의점 창업 열풍이 분 이유는 편의점이 코로나 이후 근거리 마트로서 역할을 하며 매출 증가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달 2일 발표한 '2021년 주요 유통업계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3사의 매출이 전체 유통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5.9%로 집계됐다. 이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매출 비중의 합인 15.7%보다 높은 수치다. 편의점 매풀이 대형마트를 넘어선 건 지난 해가 처음이다.
편의점 시장의 전체 파이 크기 뿐 아니라 점포 당 매출액도 상승했다. 단순히 점포 수가 늘어나 매출이 늘어난 결과가 아니라는 뜻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점포당 매출액은 4863만원으로 전년 동월 4724만원 대비 약 140만원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는 2030세대 점주 증가가 시장 전반에 선순환 효과를 불러왔다고 평가한다. 코로나19에 따른 근거리?소량구매 트렌드뿐 아니라 이들의 젊은 감각이 편의점 업계의 전반적인 혁신을 불러오면서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장님들의 경우 인기 있는 제품을 서둘러 발주하고 물품 구성도 다채롭게 가져간다”며 “편의점을 잘 찾지 않던 주부들도 인기 아이템을 찾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CU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디자인 브랜드 '위글위글'과 함께 선보인 협업 상품이다. 판매 시작 일주일 만에 판매율이 90%를 넘어서는 등 큰 성공을 거뒀는데, 이는 위글위글 상품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맘카페에서 화제가 된 게 발단이 됐다. 편의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19 자가진단키트 판매 ‘성지’로 인식되게 된 데도 젊은 점주들의 공이 크다. 트렌드에 민감한 점주들이 보건소에서 의료기기판매 허가를 서둘러 받아냈기 때문이다.
편의점 시장이 성장하자 전업 뿐 아니라 편의점에 투자를 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편의점을 창업하는 2030 직장인이 많아지고 있다”며 “투자 개념으로 편의점을 연 점주들은 전담 매니저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고 퇴근 후 가끔씩 매장 관리만 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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