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드라마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기상청을 소재로 삼은 '기상청 사람들'은 날씨와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날씨가 우리 삶과 비슷한 점에서 출발했다.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은 로맨스 퀸 박민영과 요즘 대세 송강의 케미가 채울 예정이다. '기상청 사람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극본 선영/연출 차영훈/이하 '기상청 사람들')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차영훈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민영, 송강, 윤박, 유라가 함께했다.
'기상청 사람들'은 열대야보다 뜨겁고 국지성 호우보다 종잡을 수 없는 기상청 사람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직장 로맨스다. 2020년 백상예술 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한 '동백꽃 필 무렵'의 차영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차 감독은 "'기상청 사람들'은 회사 안에서 사랑하는 이야기다. 예보하고 사랑하면서 성장하고 서로 이해하는 모습을 담았다"며 "사랑과 일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차 감독은 선영 작가의 작품 준비 과정을 대신 전했다. 그는 "선영 작가가 이 아이템을 생각한 건 굉장히 오래전이다. 이후 2년 정도 자료 조사를 했고, 8개월 동안 기상청에서 직원들과 지내며 야근도 했다고 하더라"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는 날씨와 사람의 삶이 닮아 있는 지점에서 재미를 느꼈고, '날씨를 예보해야 되는 사람들의 사랑과 인생이 어떨까'에 대한 흥미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드라마 안에는 기상청의 기상용어로 쓰인 부제가 있다. 용어가 회차마다 업무적으로 기상 현상을 예보하고, 닮아 있는 상황들이 나와 드라마로 표현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사람들'은 박민영부터 송강까지 로맨스 퀸과 요즘 대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차 감독은 "캐릭터와 잘 어울릴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배우 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라고 캐스팅 기준을 밝혔다.
차 감독은 박민영에 대해 "진하경이 지닌 똑 부러진 이미지와 정확한 딕션은 박민영이 정말 잘 표현하는 점이다. 그런데 내가 주목한 건 그 깊은 곳에서 나오는 러블리함이었다"며 "캐릭터는 드라이하지만, 사랑에 빠져들어갈 때 본연의 러블리함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캐스팅했다. 실제 박민영도 사랑스러워서 '내가 올바른 선택을 했구나'라는 희열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연기할 때 어떤 식으로 받아주느냐가 드라마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지점인데 박민영이 그런 작은 빈틈들을 잘 메워줬다. 과장되지 않게. 특유의 사랑스러운 기운으로 몽글몽글해지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있어서 좋았다"칭찬했다.
송강을 두고는 "송강이 맡은 이시우와 배우의 싱크로율은 100%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고 해맑은 점이 닮았고, 송강은 연기할 때 진지해지고 이시우는 날씨를 예측할 때 진지해지는 부분도 같다. 건강한 에너지가 닮아서 모시게 됐다"고 알렸다. 유라는 오디션을 통해 발탁했다고. 차 감독은 "유라가 기존에 해왔던 역할들은 캐릭터가 조금 강하거나 완전히 멋쟁이였다. 그런데 실제 유라를 처음 만나니까 '세상에 저렇게 밝고 에너제틱한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텐션이 높더라"며 "오디션을 두 번 정도 봤는데 그때마다 유라가 표현하는 유진은 다른 분들의 유진과 조금 달랐다. 전형성에서 조금 빗나가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관련기사
윤박은 선량함과 순수함 때문에 캐스팅했다고. 차 감독은 "한기준이 나쁜 사람은 아닌데, 좀 찌질하다. 이런 캐릭터를 대본에만 충실히 연기하면 자칫 나빠 보일 수 있다"며 "그런데 윤박 본체가 갖고 있는 선량함이 캐릭터를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윤박이 그리는 한기준은 '동의를 받을 순 없었도 이해는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박민영은 맺고 끊음이 확실한 총괄 예보관 진하경 역을 맡았다. 그는 "그간 한 번도 드라마에서 기상청이라는 곳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아서 신선하게 다가와 함께하게 됐다"며 "그런데 나중에는 이 지점이 후회되더라. 모르는 용어나 말투를 쓰는 게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이나 법정 드라마는 용어가 어려워도 예전부터 있었기에 익숙하다. 그런데 기상청은 알려진 점이 없어서 작은 걸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됐다"며 "처음엔 겁 없이 들어갔다가 나중에는 가장 힘들었던 작품 중 하나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더 뿌듯하더라"고 했다.
박민영은 그간 보여줬던 러블리한 캐릭터와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그는 "시베리아에서 찬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캐릭터다. 굉장히 냉철하고 원칙주의자"라며 "일이 우선순위여서 '남자친구에게 차일 만하다'는 공감을 일으킬 정도다. 오피스에 치중됐는데, 그렇기에 중간중간 짧게 나오는 로맨스가 더 설렐 것"이라고 짚었다.
송강은 애매한 감정을 질색하면서 오로지 날씨에만 관심이 있는 특보 담당 이시우를 연기한다. 그는 "기상청이라는 날씨를 다루는 소재가 신선했다. 대본을 읽으면서 웃게 되는 포인트도 좋더라"며 "이시우는 맑고 엉뚱한데, 나와 잘 맞는 것 같아서 선택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더 발랄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어서 머리도 잘랐는데, 바보 같기도 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반듯한 외모만큼 논리정연하고 설득력이 뛰어난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을 연기한 윤박은 "지극히 자기 주관적이고 순수한 캐릭터다. 하는 행동이나 말들은 객관적으로 나쁘게 보일 수 있지만, 사람 자체는 그렇지 않아서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어"너무 좋은 대본이라서 재밌게 읽었다. 모든 캐릭터가 다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기준은 이런 인간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안 들어서 처음에 거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감독님한테 설득 당한 것"이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기상전문 기자로 변신한 유라는 "대본을 읽으면서 같이 웃고 설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이후 감독님을 뵀는데, 정말 좋은 분이라 감동을 받았다"며 "이 작품을 꼭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준비했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유라는 전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캐릭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그는 "20대의 성장하는 삶, 그리고 평범한 성격을 표현한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애매한 성격이 나랑 반대된다"고 예고했다.
박민영과 송강의 로맨스 케미는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박민영은 "송강과 함께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좋았다. 지금 가장 핫하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는 남자 배우와 함께한다는 건 행운"이라고 뿌듯함을 표하며 "그동안 송강의 작품을 봤는데, '뭔가 더 대단한 게 있을 것 같은데? 감독님과 나와 송강이 힘을 합쳐보면 뭐가 더 나오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들더라. 아마 나이 차이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송강은 "박민영은 워낙 어렸을 때부터 TV에서 보던 분이라 되게 떨렸다. 생각이 깊으신 것 같다"며 "그래서 나도 무언갈 준비할 때 여러 가지 방면으로 생각을 해서 가게 되더라. 현장에서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너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라고 먼저 물어봐 줘서 고마웠다"고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로맨스 신에서도 애틋해 보이려면 어떻게 해야 될지를 많이 알려줬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 사람들'은 오는 12일 첫 방송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