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에 가구와 가전·자동차 소비에 주력했던 소비자들이 지난해에는 가방과 옷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약화를 기대하고 집 밖으로 나설 준비를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통계청의 2021년 연간산업활동동향을 7일 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최종소비자에게 판매된 금액이 5.5% 증가했다는 의미다. 이중 의복과 가방 등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인 내구재) 판매는 12.4%나 증가했다. 준내구재 판매가 이처럼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1999년 13.2% 이후 22년만이다. 2020년 준내구재 판매가 전년 대비 12.5% 줄었던 것을 고려하면 팬데믹 이전 상황을 회복한 것이다.
준내구재 중에서도 전년에 비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가방이었다. 판매 증가액이 38.1%에 달했다. 역시 2020년 32.1% 줄었던 데 따른 반작용 성격이 상당하다. 보복성 명품 소비가 가방 매출에서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있다. 의복 판매액 역시 2020년에 17.4% 줄어든 데 이어 작년에는 15.0% 늘었다. 가방이나 의복 판매가 늘었다는 것은 코로나19로 집에 머물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단 준내구재 중 신발은 2년째 불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 20.6%나 감소했으나 지난해 2.2% 또다시 줄었다.
가전제품은 2020년에 21.2%나 판매가 늘었지만, 지난해에 다시 9.5% 증가했다. 가구 역시 판매가 23.3% 급증한 후 다시 5.0%가 늘었다.
가전과 가구 등 내구재 품목은 코로나19로 2년간 호황기를 맞았던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말로 가면서 준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내구재 판매도 상당 부분 좋은 한 해였다"면서 "외부활동이 늘었지만, 과거에 비해선 부족한 수준이다 보니 신발과 같은 준내구재 판매는 크게 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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