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코스피지수가 3% 이상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2%에 가까운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존재감을 뽐냈다. 공격적인 실적 목표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제시하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아는 전 거래일보다 1400원(1.80%) 오른 7만 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기아는 장 중 한때 4.25% 오른 8만 1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주가가 오른 기업은 기아가 유일하다.
이날 기아가 강세를 보인 것은 지난 26일 밝힌 공격적 실적 목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아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로 83조 1000억 원, 영업이익 목표치로 6조 5000억 원을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기아의 연 매출·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80조 2000억 원, 6조 1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측에서 보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았다는 뜻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기아의 실적 목표가 실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 증가의 대부분이 생산 정상화에 좌우되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믹스 개선을 통해 구조적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기아가 반도체 공급 차질 영향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고 목표 수익률 달성의 가시성이 더 높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아의 실적 목표가 실제로 구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정상화 지연, 지속적인 영업 비용 상승 환경 속에서 이 같은 가이던스(실적 목표)가 지켜지기 위해서는 당장 연초부터 글로벌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반도체 조달 조기 정상화와 ASP 상승 확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기아가 2021년 기말 배당금을 전년보다 3배 늘어난 3000원으로 결정한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대목으로 풀이된다. 이는 시가 배당률 3.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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