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른 하락세로 880선까지 내려앉은 코스닥이 사상 최악의 1월을 보내고 있다. 올 1월 코스닥 수익률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도 저조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글로벌 긴축 우려에 코스닥 성장주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코스닥 기업들의 개별 악재가 연달아 터지자 투자자들의 ‘패닉셀(공포 매도)’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35포인트(0.83%) 내린 882.09에 거래를 마쳤다. 2010년 11월 이후 약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880선을 기록한 전날에 이어 낙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1월 현재까지의 코스닥 수익률은 -14.6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종전 1월 코스닥 최저 수익률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인 -13.5%였는데 올해 15년 만에 최저 기록을 깬 셈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만 각각 1조 8,162억 원, 8,367억 원 규모를 팔아치웠다. 그간 순매수세를 유지하던 개인투자자들 역시 순매도로 전환해 최근 2거래일째 2,633억 원어치를 팔고 있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코스닥 하락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하게 금리 인상과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성장주로 구성된 코스닥에는 직격탄이 된 것이다. 성장주는 보통 미래 가치가 현재 주가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FOMC 결과를 앞둔 시점에서는 외국인투자가의 수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근 코스닥 기업들의 개별 악재가 끊임없이 터지면서 투자자들의 패닉셀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던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이날 주식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9.15% 폭락했다. 앞서 공장 대형 화재 사건을 포함한 여러 악재에 휘말리면서 지난해 말 50만 원을 웃돌던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현재 32만 8,500원까지 빠진 상태다.
코스닥 시총 상위권을 주름잡던 바이오 업체들의 수난 역시 코스닥 종목들에 대한 투심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1·2위를 다투는 셀트리온(068270)은 금융감독원에서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더해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50~90%에 달하는 신라젠(215600)과 오스템임플란트(048260)는 각각 상장폐지에 대한 시장위원회의 결정과 상장 적격성 실시 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거래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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