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까지 생산하며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로 입지를 다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4공장이 부분 가동되는 데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원액 생산 등도 이뤄질 예정이어서 실적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결실을 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해 2025년 현금배당 실시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연간 매출 1조 5,680억 원, 영업이익 5,373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수주가 확대되고 1·2·3 공장 모두 가동률이 가득 차면서 연매출이 2020년 1조 1,648억 원에서 34.6%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2020년 2,928억 원에서 83.5%가 급증하며 영업이익율도 30%대를 돌파했다. 2017년(659억 원) 첫 흑자를 기록한 영업이익은 4년 만에 8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CAGR)은 69%였다.
분기별로도 성장세가 두드려졌다. 2021년 4분기 기준 매출은 4,444억 원으로 전년 동기(3,753억 원)에 비해 18.4%, 영업이익은 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93억 원)보다 39.2% 증가했다. 다만 2021년 3분기 매출(4,507억 원), 영업이익(167억 원)과 비교해서는 각각 1.4%, 23.0% 줄어들었다. 지난 4분기 완제의약품(DP) 판매량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년 실적에 대해 “코로나19 펜데믹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탁개발산산(CDMO) 사업 전 분야에 걸쳐 초격차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3공장 가동률 상승과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2020년 영업이익률이 2020년 25%에서 지난해 34%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현금 배당 계획을 공개했다. 투자, 현금흐름, 재무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2025년 이후 당해 잉여현금흐름(FCF)의 10% 내외 수준에서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자신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한다. 올해 단일 공장 세계 최대 생산 능력(25만 6,000ℓ)을 자랑하는 4공장이 오는 10월부터 부분 가동을 시작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1년 말 기준 누적 수주 69건을 기록했고, 4공장은 벌써 글로벌 제약사 3곳으로부터 5개 의약품에 대해 선 수주 계약을 확보했다. 5공장 또한 올해 상반기 착공하고 2024년 가동 계획이다. 나아가 6·7·8·9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바이오 제2캠퍼스 부지를 송도에 확보할 계획이다. 위탁개발(CDO) 부문에서는 자체 기술 플랫폼인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출시해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줄였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기존 항체의약품 위탁생산에서 mRNA, 플라스미드 디옥시리보핵산(pDNA), 바이럴벡터 등 유전자·세포치료제와 차세대 백신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모더나로부터 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완제품(DP)을 본격 생산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mRNA 백신 원료제조(DS) 시설을 완공해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임상용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앞서 2022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생산능력,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선제적이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어갈 엔진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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