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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블록체인 키워드는 '웹3.0'…"차세대 인터넷" vs "마케팅 불과"

[블록체인Now]

블록체인 기반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아

이용자가 데이터 소유·경제적 보상 가능

"아직 추상적 개념…VC가 주도" 비판에

업계 "점진적 트렌드 형성" 긍정적 전망

게임시장선 웹3.0 맞춰 P2E 생태계 확장

출처=셔터스톡




2022년 새해를 맞아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시장을 예측하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제목은 ‘2022년 웹3.0과 암호화폐 경제에 대한 예측 10가지’. 코인베이스는 “올해가 웹2.0 기업들이 웹3.0의 영역으로 발을 뻗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웹3.0’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페이스북이 대표적인 사례다. 웹2.0 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내정된 앤드루 보즈워스는 “(메타는) 블록체인과 깊은 호환성을 갖출 것"이라며 메타가 웹3.0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변모할 것을 예고했다.

◇웹3.0이 뭐길래? 개념만 정립…실체 둘러싸고 논쟁=웹3.0은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뜻한다. 초기 인터넷 환경인 웹 1.0에서는 이용자들이 콘텐츠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한 정보를 소비하기만 했다. 현재의 웹 환경인 웹 2.0의 시대를 연 것은 SNS다. 유튜브·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이용자들은 플랫폼 위에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웹3.0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웹3.0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다. 데이터 분산이 특징인 블록체인은 플랫폼 기업이 독점하던 데이터를 개인들이 나눠가질 수 있도록 했다. 즉 웹3.0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직접 소유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 보상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웹3.0의 개념은 추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어디까지를 웹3.0으로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합의는 걸음마 단계다. 정확히 가리킬 수 있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웹3.0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해외 유명 인사들이 최근 웹3.0 트렌드에 반기를 든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9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웹3.0을 본 사람이 있냐. 난 찾을 수가 없다”며 “웹3.0은 현실적이기보다는 마케팅 용어에 불과한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하면서 웹3.0 논쟁에 불을 지폈다.

머스크의 트윗이 화제가 되자 잭 도시 트위터 창립자도 참전에 나섰다. 도시는 트위터를 통해 “당신(웹 이용자)은 웹3.0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며 “웹3.0는 대형 벤처캐피털(VC)과 VC에 돈을 대는 기관투자가들이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웹3.0 관련 프로젝트의 초기 투자를 a16z와 같은 대형 VC가 선점하면서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웹3.0가 주체만 바뀐 중앙집중형 웹의 또 다른 형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웹3.0의 등장은 필연’ 긍정 전망 우세=하지만 업계에서는 큰 줄기에서 봤을 때 웹3.0의 등장은 필연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예준녕 디스프레드 공동창업자는 “분명 단기적으로 볼 때는 거품이나 하이프가 생겼을 수도 있다. 이는 업계 사람들이 주장하는 비전과 방향성이 아직 현실과 괴리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일반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먼 미래의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결국 똑똑한 사람들이 모이고 투자가 이뤄지면 우수한 서비스가 등장한다. 인류는 항상 기술의 발전과 거품 속에서 발전을 이뤘다”고 주장했다.



대형 VC 중심으로 웹3.0 초기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무작정 비판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웹3.0을 비판하는 의견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웹3.0 다오(DAO·탈중앙화자율조직)에 초기 투자하는 펀드들은 이미 유명한 대형 펀드들 위주가 되면서 몇 사람에 의해 프로토콜 의사 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웹3.0 다오들은 굉장히 장시간의 비전을 가지고 혁신을 하려는 것인데 VC가 없다면 누가 리스크를 감당하겠나. 어쩔 수 없이 정당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웹 환경뿐만 아니라 이미 모든 사회적 흐름 속에 소비자가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 트렌드가 생겨났다” “웹3.0은 무조건 갈 트렌드라고 너무나도 확신한다. 하지만 성급하게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니고 10년 이상 점진적으로 바뀔 큰 흐름”이라고 전망했다.

예 공동창업자도 “웹3.0은 블록체인의 철학과 비전과도 잘 들어맞는다”며 “블록체인이 디지털 세상의 거버넌스를 설립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웹3.0에 긍정적인 전망을 보탰다.

◇P2E 게임, 웹3.0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현 시점에서 가장 실질적인 웹3.0 실사용 사례로 꼽히는 것이 ‘플레이투언(P2E)’ 게임이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웹2.0 게임과 달리 웹3.0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게임 아이템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소유할 수 있다”며 “다른 사람과 거래는 물론 다른 플랫폼으로 이전해 활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P2E 게임을 웹3.0의 한 카테고리로 분류한 것이다.

국내 게임사들 사이에서도 P2E 게임 출시를 통해 웹3.0 트렌드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 송재준 컴투스 대표는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정책 세미나에서 “탈중앙화 패러다임인 웹3.0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플랫폼 경제, 프로토콜 경제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면서 “P2E 게임, NFT 기반 블록체인 게임들이 등장하는 것은 게임 시장도 웹 3.0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게임사들도 웹3.0 시대에 맞춰 게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 넷마블도 최근 북미 자회사 잼시티를 통한 웹3.0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 출시를 발표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P2E 게임이 현행법에 따라 여전히 사행성으로 분류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대형 게임사를 제외한 대다수 게임사들이 공개적인 발언을 하고 싶어도 말을 아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이미 전 세계적인 흐름이 웹3.0으로 가고 있고 해외 게임 업체들도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 산업도 웹3.0을 대비해야 하는데 P2E 게임의 국내 출시가 막혀 있다”며 기술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국내 게임 산업 규제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성급한 ‘웹3.0’ 갖다 붙이기는 지양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표 대표는 “웹3.0은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어디든 갖다 붙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며 “웹 3.0은 인터넷 인프라의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P2E와 완전히 다르다. 웹3.0에 대해 계속 광의로 가다보면 결국 터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웹3.0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인데 이를 남용하는 프로젝트들로 인해 웹3.0에 대한 인식이 투기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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