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제품 성능보다는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TV 시장의 경쟁력을 위해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채용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5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팰리스호텔에서 열린 경영진 기자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A사·B사 제품의 성능 차이를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제품들을 어떻게 엮어 고객에게 무슨 경험을 주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주기 위해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업(전자업종)에 제한되지 않고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소비자가전(CE) 부문과 IT·모바일(IM) 부문을 합쳐 기기경험(DX) 부문을 만든 배경과 더불어 앞으로 삼성이 다양한 기업과 동맹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사업 부문별 새해 계획도 공개했다. 영상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지난해까지 16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의 대업을 달성했음에도 지금부터가 위기라고 판단했다. 한 부회장은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을 다변화한다”며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89형 TV 신제품을 출시하고 기존 베트남과 신규 생산 시설이 들어서는 멕시코, 슬로바키아를 통해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와 OLED 패널 공급 문제를 협의하고 있는 사실을 숨기지 않은 점도 눈에 띈다.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경쟁사와도 충분히 힘을 합치겠다는 유연한 태도로 변한 셈이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경영 진단 결과를 토대로 3대 전략을 세웠다.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디바이스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원 UI’를 기반으로 한 갤럭시 경험을 강화하며 사업 혁신을 통해 위상을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폴더블 제품의 대중화를 뛰어넘어 대세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중국 시장에 대해 그는 “중국 혁신팀을 만들며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굉장히 어려운 시장이고 특수화된 시스템이 있기에 조급해하기보다는 차근차근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은 소비자의 연결 경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TV와 스마트폰 등의 연결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비스포크 가전을 주방에서 전체로 확대한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홈’ 출시 지역을 40여 개국에서 5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친환경 기조도 강화된다. 한 부회장은 “전 사업에서 리사이클(Recycle·재활용), 리유즈(Reuse·재사용), 리듀스(reduce·감축) 등 ‘3R’을 강력하게 추진해 다른 경쟁사보다 앞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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