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랜차이즈 점포는 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도 종사자도 모두 감소했다. 자영업 창업의 바로미터인 프랜차이즈 종사자가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경기 악화에도 점포는 늘어나 경쟁이 가열되며 점포당 연 매출은 한 해 사이 3,100만 원 이상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바로 고용 감소로 이어졌다. 1인 프랜차이즈가 증가하고 키오스크 등을 활용해 종업원을 줄였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프랜차이즈(가맹점) 조사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점 수는 23만 6,000개로 전년 대비 9.5%(2만 1,000개)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수리(5,500개, -21.9%), 가정용 세탁(4,701개, -2.7%), 문구점(1,674개, -0.1%)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김밥·간이음식(1만 5,840개, 18.5%), 커피·비알코올 음료(2만 1,360개, 16.4%) 업종은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창업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 주문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7조 4,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8.6%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수리와 가정용 세탁은 일부 브랜드의 프랜차이즈 등록 취소로 인해 수가 감소했다”면서 “김밥·간이음식과 같은 업종에서는 배달 전문점 증가 등의 영향으로 프랜차이즈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게는 늘어났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예년에 비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전체 프랜차이즈 매출액은 74조 4,000억 원으로 0.3%(2,600억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는 줄었는데 점포만 더 늘어 경쟁이 더 치열해진 셈이다. 가맹점 1곳당 평균 매출액은 3억 1,550만 원으로 9% 감소했다. 일 년 사이 가게 한 곳당 매출이 3,130만 원 줄어든 것이다.
영업 제한 등 방역 조치 강화에 따라 한식당과 주점·카페 등 외식 업종이 주로 타격을 받았다. 한식 가맹점당 매출은 2억 4,840만 원으로 전년보다 18.7% 줄었다. 외국식과 생맥주·기타주점 가맹점 매출도 각각 13.9%, 15.9% 감소했다. 편의점의 가맹점당 매출도 4억 9,360만원을 기록, 전년보다 11.9% 줄었다. 다만 의약품(10억 5,170만 원, 4.6%), 문구점(4억 590만 원, 4.9%)의 가맹점당 매출은 늘었다.
종사자 수도 급감했다. 전체 프랜차이즈 업종 종사자 수는 지난해 80만 3,000명으로 전년보다 5.2%(4만 4,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종사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가게 한 곳당 종사자 수도 3.4명으로 전년보다 12.8%(0.5명) 줄었다.
국내 프랜차이즈의 절반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경기도가 6만 1,000개(25.8%)로 가장 많았다. 서울(4만 3,000개)까지 포함하면 수도권이 전체의 49.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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